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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무슬림 총격범, 시리아 출신 무슬림 '시민영웅'에 제압돼(종합)

연합뉴스 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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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무슬림 총격범, 시리아 출신 무슬림 '시민영웅'에 제압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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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장수 아흐메드, 총 빼앗아 피해 줄여…"신이 내게 용기 주셨다"
총상 입고 수술 뒤 회복 중…"진정한 영웅" 호주 사회 찬사
총격범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독자 입수 제공. 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총격범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독자 입수 제공. 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하노이=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박진형 특파원 = 호주 시드니 해변 총격 사건에서 총을 든 용의자 뒤로 몰래 다가가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은 영웅은 시리아 출신 무슬림인 40대 과일가게 주인으로 총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 시민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총격범을 현장에서 제압하는 모습이 사건 당시 영상으로 촬영돼 온라인으로 널리 공유됐다.

총격범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독자 입수 제공. 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총격범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독자 입수 제공. 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현지시간) 호주 7뉴스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 영상의 주인공은 시드니의 과일가게 주인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로 확인됐다.

전날 사건 당시 촬영돼 온라인으로 확산한 영상을 보면 아흐메드는 큰 나무 아래서 장총을 든 채 사격하는 총격범을 차량 뒤에 숨어 지켜보다 뛰어가서 덮쳤다.

총격을 가하고 있는 용의자 뒤로 몰래 다가가는 아흐메드[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총격을 가하고 있는 용의자 뒤로 몰래 다가가는 아흐메드
[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아흐메드는 이어 뒤에서 총격범의 목을 감싸 안고 몸싸움을 벌이다 총기를 빼앗는 데 성공했다.

놀란 총격범은 뒤로 넘어졌고, 빼앗은 총기를 겨누는 아흐메드의 눈치를 살피다가 뒷걸음질 치며 공범이 있는 보행자 다리 쪽으로 도망쳤다.


총격범이 달아나자 아흐메드는 총을 내리고 손을 들어 허공에 흔들었다. 이는 현장에 접근하는 경찰관에게 자신이 총격범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시드니모닝헤럴드·캔버라타임스 등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아흐메드는 2006년 시리아에서 시드니로 이주, 호주 시민권을 획득한 무슬림으로 6살·5살 두 딸의 아빠다.

현지에서 과일 상점을 운영하는 아흐메드는 당시 현장 근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총격을 목격하고 행동에 나섰다.


당시 아흐메드와 함께 있었던 사촌 조자이 알칸지는 "그가 '나는 죽을 것이다. 내 가족을 만나서 내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러 내려갔다고 전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의 가족은 아흐메드가 팔과 손에 각각 한 발의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은 뒤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총격범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기를 빼앗아 제압에 성공한 아흐메드[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총격범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기를 빼앗아 제압에 성공한 아흐메드
[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아흐메드의 아버지는 "어젯밤에 그를 봤는데 기분이 좋아 보였다"면서 "그는 자신이 무고한 사람들을 돕고 이 괴물들, 이 살인자들로부터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던 것에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흐메드의 다른 사촌 무스타파는 "그는 영웅"이라며 "아흐메드가 '신이 내게 총잡이를 덮칠 용기를 주셨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주 지도자들도 앞다퉈 용감한 행동에 경의를 표했다.

아흐메드의 신원이 알려지기 전인 전날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주(NSW) 총리는 브리핑에서 "그분은 진정한 영웅"이라면서 "이분의 용감한 행동의 결과로 오늘 밤 많은 사람이 살아있게 됐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많은 호주인이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았다"면서 "이분들은 영웅들로, 그들의 용감함이 사람들의 목숨을 살렸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총격범 중 한 명을 정면으로 공격한 매우 용감한 사람이 있었다"면서 "나는 그 일을 한 사람을 매우 존경한다"고 말했다.

크라우드펀딩사이트 '고펀드미'에서는 미국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이 10만 호주달러(약 9천800만원)를 기부하는 등 5천700여명이 아흐메드를 위해 지금까지 57만 호주달러(약 5억5천800만원) 이상을 모금했다.

한편, 총격 용의자인 사지드 아크람(50)과 나비드 아크람(24) 부자도 주변에 따르면 무슬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아들 나비드는 2019년 시드니에서 체포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테러 계획범과 연관성을 이유로 호주 국내 정보기관 호주안보정보원(ASIO)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등으로 구성된 호주 합동 대테러팀은 용의자들이 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장에 세워진 이들의 차량에서 급조폭발물(IED)과 함께 IS 깃발 2개가 발견됐다고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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