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교통공단 5년 빙판길 사고 분석 결과
교량·고가도로에서 교통사고 치사율 3~4배
“날씨 맑아도 결빙 남아…안전거리 확보해야”
교량·고가도로에서 교통사고 치사율 3~4배
“날씨 맑아도 결빙 남아…안전거리 확보해야”
서울·인천·경기·강원 등 4개 시도에 대설특보가 발효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동호대교 고가도로에 차량이 빙판길에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
겨울철 빙판길 교통사고 위험이 교량 위와 고가도로에서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발생한 빙판길 교통사고 4112건을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빙판길 교통사고 치사율은 일반 도로보다 교량 위와 고가도로에서 3~4배가량 높았다. 5년간 빙판길 교통사고 100명당 사망자 수는 고가도로 4.8명, 교량 위 5.9명으로, 전체 빙판길 교통사고 평균 치사율(2.0명)의 2.4~3배 수준이다. 이는 마른노면 평균 치사율(1.3명)보다도 약 4배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차이는 도로의 설계 구조에서 비롯된다. 교량과 고가도로는 지열의 영향을 받지 못하고 사방이 찬 공기에 노출돼 일반 도로보다 노면 온도가 5~6도 낮다. 눈이나 비가 내릴 경우 도로가 더 빨리 얼고, 한 번 생긴 결빙이 쉽게 녹지 않는다.
빙판길에서는 추돌사고와 내리막 사고 위험도 크게 증가했다. 빙판길 차대차 사고 중 추돌사고 비율은 마른노면보다 14.0%포인트 높았고, 내리막 사고 비율도 12.3%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사고 위험을 줄이려면 내리막길에서는 기어를 낮추고 엔진브레이크를 활용해 감속해야 한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도로 결빙 상태를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빙판길에서는 반드시 감속 운전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며 급출발·급제동·급조향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날씨가 맑아도 교량 위, 고가도로, 그늘진 구간, 터널 출입구에는 결빙이 남아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