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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도 간다던, 최정상급 선수가 어쩌다 FA 미아 위기에...A등급 문제가 아니다

스포츠조선 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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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도 간다던, 최정상급 선수가 어쩌다 FA 미아 위기에...A등급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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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KIA 조상우가 숨을 고르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27/

2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KIA 조상우가 숨을 고르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27/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메이저리그도 꿈꿨던 선수인데, FA 미아 위기에 처할줄이야…

조상우는 한 때 리그에서 가장 묵직하고 강한 공을 뿌리는 마무리 투수였다. 같은 150km여도 구위에 따라 상대 타자가 느끼는 위압감은 천차만별. '돌직구'로 한 시대를 풍미한 오승환 처럼 위력이 있었다. 전성기 선동열 처럼 낮은 자세로 움츠렸다 낮고 힘있게 뿜어져 나오는 직구가 일품이었다. 2020 시즌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33세이브를 기록할 때 정점을 찍었다. 그 당시 메이저리그에 진출이 가능한 투수 1순위 후보로 꼽혔다.

그랬던 선수가 FA 신청을 했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KIA 타이거즈는 올시즌을 앞두고 야심찬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우승을 이끈 핵심 불펜 장현식이 52억원 전액보장을 받고 LG 트윈스로 떠났다. 2연패에 도전하려면 그 빈 자리를 메워야했다. 일지감치 예비 FA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설이 무성했던 조상우를 노렸다. 키움은 FA가 되기 전 자신들이 잡을 수 없는 선수라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선수, 지명권, 돈을 받아 정리했다. 그 틈을 KIA가 파고들었다.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KIA전. 9회초 등판한 조상우가 첫 타자 허인서에게 안타를 내 준 후 아쉬워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9.18/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KIA전. 9회초 등판한 조상우가 첫 타자 허인서에게 안타를 내 준 후 아쉬워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9.18/



난리가 났다. 장현식보다 더 강하고 좋은 투수가 왔으니 축제 분위기였다. 기존 마무리 정해영이 있는데도, 당장 누가 마무리를 해야하느냐는 행복한 논쟁이 이어졌다. 왕조 건설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한 뒤 FA 대박을 터뜨릴 것처럼 보였다.

기대 속 출발한 올시즌 성적은 6승6패28홀드1세이브. 홀드 개수만 보면 성공적인 시즌 처럼 보인다. 평균자책점도 3.90이니 '폭망'이라고 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조상우의 올시즌은 최악이라고 각인이 돼버렸다. 그와 함께 KIA도 최악의 시즌을 치렀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넘어 통합 우승팀이 8위까지 떨어지는 치욕을 맛봐야 했다.


꾸역꾸역 1이닝씩을 막았지만, 나가는 경기마다 불안했다. 150km를 훌쩍 넘던 강속구가 사라졌다. 140km 중후반대를 겨우 찍었고, 공도 가벼웠다. 자신감을 잃었는지 제구 기복도 심했다.

2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경기, KIA 조상우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1/

2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경기, KIA 조상우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1/



2015년 93⅓이닝을 소화한 시즌을 제외하면 딱히 혹사라고 느껴진 시즌도 없었다.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이미 오래 전 일이고, 이후 전성기를 다시 맞았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하며 2023, 2024 시즌을 쉬었다. 어깨, 팔꿈치 피로를 줄일 수 있었던 시간. 하지만 구위가 예전만큼 올라오지 않는다.

KIA 뿐 아니라 다른 구단들도 이러한 모습을 냉정히 분석, 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조상우의 투구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봤을 때, 다시 최전성기 수준으로 쉽게 돌아오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조상우가 FA A등급이라 보상 문제로 구단들이 영입을 꺼린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팀 전력을 바꿀만한 영입 가치만 있으면, A등급이라고 해도 데려갈 팀은 나오기 마련이다. 최원준(타자)만 해도 올해 2할4푼대를 쳤지만 KT 위즈가 보상 출혈을 감수하고 48억원에 영입했다.

지금까지 조상우 계약 소식이 잠잠한 건 타 구단들이 A등급 보상 선수를 내주면서까지 데려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 소속팀 KIA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공세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는 부분도 조상우에게는 불운이라면 불운이다.

과연 조상우의 첫 FA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