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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까지 등장한 '수능 불영어'···"맞힐 수 있겠나" [글로벌 왓]

서울경제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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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까지 등장한 '수능 불영어'···"맞힐 수 있겠나" [글로벌 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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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불수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난도가 높았던 한국의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문항들을 소개하면서 독자들에게 직접 풀어보라며 온라인 퀴즈를 만들었다.

NYT는 13일(현지 시간) '수능 불영어 논란'에 책임을 지고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학 입학 시험은 힘들기로 악명이 높다"며 고난도 문항 4개를 제시하고 독자들에게 직접 풀어보라고 했다.

"맞힐 수 있겠느냐"며 NYT가 소개한 4개 문항은 'culturetainment'라는 합성어가 등장하는 24번,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법철학을 다룬 34번, 시계가 반복적 자연현상을 이용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36번, 게임과 아바타와 가상공간에 관한 39번이었다.

NYT는 영어 부분에서 최고점을 받은 응시자의 비율이 작년에는 6%였으나 올해는 3%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년 수십만명의 학생들이 8시간에 걸쳐 보는 수능은 한국의 수십년 된 전통이며, 시험이 치러지는 시간대에는 수험생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항공기 이착륙 금지, 공사 중단, 교통통제가 시행되며 일반인들이 소음을 최소화하도록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BBC 방송, 일간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 영국의 주요 언론매체들도 이번 수능 문항 일부를 제시하면서 학생들의 비판적 의견을 소개했다.

영국 BBC 방송은 12일(현지 시간) 올해 특히 어려웠던 문제로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법철학을 다룬 34번, 비디오 게임 용어를 소재로 한 39번 문항을 그대로 실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당신은 한국의 '미친' 대학 입학 영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능 영어 34, 35, 39번 문항을 소개했다.


이 기사에 대한 영국 독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이 대학 입학시험은 왜 한국에는 삼성이 있고, 영국에는 스타머(현 총리)와 '스트릭틀리'(Strictly·유명 예능 프로그램)가 있는지를 설명할 수도 있겠네"라는 풍자성 댓글이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이밖에 "오늘날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입학시험 문제 유형과 매우 비슷하다", "모국어 실력이 꽤 좋다고 생각하는데도 첫번째 문제(39번)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똑똑해 보이려고 길게 늘어놓았지만, 본질적으로는 의미없고 현실 세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글"이라는 반응도 '좋아요'를 많이 받았다.

일간 가디언 역시 수능 영어 고난도 논란으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임한 소식을 전했다. 가디언은 한국의 수능은 명문대 입학에 필수적이며, 사회적 지위 상승, 경제적 안정, 심지어 좋은 결혼으로 가는 관문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특히 24번 문항에 등장한 합성어 'culturtainment'가 큰 혼란을 야기했으며, 이 표현을 만든 학자조차 문제의 난해함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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