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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LAFC)의 시장 가치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MLS 내부에서는 여전히 최고 수준의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유럽을 떠난 뒤에도 그의 존재감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축구 이적 정보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MLS에서 뛰는 827명의 선수 가치를 재조정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름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의 시장 가치는 기존 2000만 유로(346억 원)에서 1700만 유로(294억 원)로 조정됐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숫자가 낮아졌다고 설명해도, 손흥민이 보여준 경기력은 오히려 상승 곡선에 가까웠다.
지난여름 LAFC와 2년 계약을 체결하며 MLS로 무대를 옮긴 그는 리그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파급력을 만들어 냈다. MLS 사상 최고 이적료에 해당하는 2650만 달러(391억 원)가 투입됐고 손흥민은 13경기에서 12골-3도움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팀의 핵심 공격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드니 부앙가와 구성한 공격 라인은 상대 수비를 연신 흔들었고, 두 선수는 18골 이상을 합작하며 LAFC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8강에서 벤쿠버의 토마스 뮐러에게 발목을 잡혔지만, LAFC가 시즌 내내 우승 후보군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손흥민의 기여가 절대적이었다.
리그 전체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MLS는 그동안 데이비드 베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티에리 앙리, 가레스 베일, 그리고 리오넬 메시 등 세계적인 스타를 영입해 화제를 만들었지만 손흥민의 임팩트는 이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8월 합류 직후 손흥민의 유니폼 판매량은 메시와 르브론 제임스를 넘어 전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산호세전에서는 경기장 규모를 변경해야 했고, 그날 50978명이 들어차며 구단 역대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홈 데뷔전을 앞두고 티켓 가격이 다섯 배 이상 치솟는 등 상업적 효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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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가 하락했음에도 MLS 전체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다. 트랜스퍼마크트 북미 담당자 도미닉 베커는 “손흥민은 이제 33세에 접어든 선수다. 자연스러운 가치 조정이 이루어진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무대에서 적응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부앙가와의 조합은 이미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 옵션 중 하나이며, 다음 시즌에도 상대팀에게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숫자가 떨어져도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MLS가 거액을 투자한 이유가 단순한 인기 상승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해졌다. 경기력과 브랜드 파워를 동시에 갖춘 선수는 손흥민 외엔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