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켓서 삼성전자 3.03% 하락
미국發 AI 버블론 재개에 투심 악화
마이크론 실적 발표 등에 변동성 장세 예상
미국發 AI 버블론 재개에 투심 악화
마이크론 실적 발표 등에 변동성 장세 예상
또다시 ‘인공지능(AI)버블론’이 고개를 들면서 미국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자 국내 증시도 프리마켓에서 하락세로 출발했다.
15일 오전 8시 29분 기준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에서는 거래 중인 616개 종목이 기준가 대비 평균 1.66% 하락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3.03% 내린 10만 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브로드컴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주 잔고 감소와 수익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주가가 13% 넘게 급락했다. 이에 따라 AI 산업 전반에 대한 경계 심리가 확산되면서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5% 이상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조정의 배경에는 브로드컴 경영진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열린 설명회에서 “1분기 비(非) AI 매출 전망은 전년 동기 대비 변동이 없다”면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AI 매출이 비 AI 매출보다 총마진은 더 낮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AI 산업이 기대만큼 높은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그동안 AI 성장성에 대한 낙관론을 선반영해 온 반도체주 전반에 차익 실현과 경계 매물이 쏟아졌다는 평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의 AI 사업 매출과 수익성에 대한 발언이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키우며 AI 반도체 관련 종목 전반에 매도세를 가중시켰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라클과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수익성 악화 논란과 투자 지연 우려가 확대 재생산되며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급락했다”며 “다만 펀더멘털 동력이나 유동성, 정책 모멘텀이 실제로 약화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번 조정은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를 좁히는 과정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주가 급락 여파와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등을 둘러싼 경계 심리가 맞물리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특히 이번 마이크론 실적은 미국 AI 관련주를 넘어 국내 반도체주의 주가 방향성에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주 중반 이후에는 주요 실적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짙어지는 눈치보기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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