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탐런' 선택시 백분위 최대 21.66%p↑
'불영어'에···연고대 영어등급 대폭하락
'불영어'에···연고대 영어등급 대폭하락
2026학년도 수능에서 이른바 ‘사탐런’을 택한 수험생의 점수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탐런은 자연계 학생들이 선택과목에서 과학탐구가 아닌 학업량이 적은 사회탐구를 택하는 현상으로 지난해 수능부터 본격화 된 바 있다. 특히 이번 수능에서 사탐 과목을 1과목 이상 선택한 학생은 전체의 77.14%에 달한다.
15일 진학사 분석결과에 따르면 수능 시험을 여러번 치른 이른바 ‘N수생’ 가운데 올해 사탐런을 선택한 학생들의 성적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N수생의 경우 절대적 공부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만큼 최근 시험 백분율이 이전 시험대비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탐런을 택한 학생들의 탐구과목 성적이 여타 과목 상승폭을 크게 우회했다.
실제 2025학년·2026학년 수능에서 연이어 사회탐구 2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2026학년 수능 탐구영역 백분위가 전년 대비 8.57%p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들 학생의 국·수·탐구영역 3과목 평균 백분위 상승폭이 8.77%p였다는 점에서 탐구영역 백분위 상승폭이 국어·수학 평균 백분위 상승폭 대비 낮게 나타난 셈이다.
반면 2025학년 수능에서 과탐 2개를 택했던 학생이 이듬해 수능에서 사탐 2개로 선택과목을 변경했을 경우 탐구영역 백분위가 전년 대비 무려 21.66%p 상승했다. 이들 학생의 국·수·탐구영역 3과목의 평균 백분위 변화율이 11.17%p였다는 점에서 사탐런 덕분에 전체 백분위를 크게 끌어올린 셈이다.
여타 사례에서도 사탐런의 효과가 입증됐다. 2025학년 수능에서 과탐 두과목을 택했던 학생이 사탐 1개와 과탐 1개로 선택과목을 변경했을 경우 탐구영역 백분율 상승율은 13.38%p를 기록했다. 또 2025학년 수능에서 사탐 1개와 과탐 1개를 택한 수험생이 2026학년 수능에서 사탐 2개를 선택했을 경우 탐구영역 백분율 상승율은 무려 16.27%p에 달했다.
반면 2년 연속 과학탐구 2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의 탐구영역 백분위 상승폭은 5.55%p에 그쳐 이들 사례 중 상승폭이 가장 낮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사탐 응시인원이 늘어나면 그만큼 등급별 인원도 증가하기 때문에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에 유리할 수 있다”며 “반면 과탐은 응시생 수가 감소한데다 주로 중하위권 학생들이 과탐 대신 사탐을 택하면서 과탐 응시자 구성이 상위권 중심으로 분포돼 상대적으로 성적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수능에서는 재학생과 N수생 간의 점수 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학생과 N수생 간의 백분위 격차는 2025학년 수능에서는 7.41%p 였지만 올해 수능에서는 6.57%로 줄었다. 같은 기간 재학생과 N수생의 표준점수 차이도 15.02점에서 13.67점으로 감소했다.
‘불영어’ 영향으로 연고대 지원자의 영어 등급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고려대 지원자 중 영어 1등급 비율은 31.58%였지만 올해는 16.81%로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연세대 지원자 중 영어 1등급 비율 또한 58.74%에서 40.64%로 줄었다. 우연철 소장은 “올해 높은 영어 난도 때문에 ‘연대는 영어 1등급 필수, 고대는 영어2등급도 괜찮다’에서 ‘연대 2등급도 괜찮고, 고대 3등급도 합격권’으로 바뀌었다”며 “영어는 변수보다 상수가 된 느낌”이라고 밝혔다. 다만 수험생들은 대학별 영어 반영 방식을 잘 살펴보고 지원해야 한다. 연세대는 ‘점수합산’ 방식으로 1등급은 100점, 2등급은 95점, 3등급은 87.5점을 부여한다. 고려대는 ‘감점’ 방식으로 1등급은 0점, 2등급은 -3점, 3등급은 -6점을 부여한다. 서강대는 ‘가산점’ 방식으로 1등급은 100점, 2등급은 99.5점, 3등급은 98.5점을 받는다.
상위 15개 대학 모의지원 평균백분위 결과를 보면 인문계 자연계 모두 백분율이 상승해 인문계는 전년보다 0.80%p 오른 87.61%를, 자연계는 0.56%p 오른 89.15%를 각각 기록했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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