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스타킹에 구멍이 날 때까지 도자 캣(Doja Cat·사진)은 멈추지 않았다. 몸을 좌우로 흔들며 리듬을 타다가 다리를 크게 들어 올린 채 랩을 이어갔고, 바닥을 굴러다니며 노래를 계속했다. 지난 1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그의 첫 내한공연에서다. 눈보라를 뚫고 현장을 찾은 1만4000명은 도자 캣의 강도 높은 퍼포먼스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도자 캣은 올 2월 블랙핑크 리사와 협업곡 ‘본 어게인’을 발매하고, 2022년엔 방탄소년단과 그래미 시상식에서 만난 인연이 있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가수다. 그해 그래미에서 ‘키스 미 모어’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상을 받았다. 이번 내한은 지난 9월 발매한 ‘비’를 기념한 ‘마 비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만 19세 이상 성인만 입장 가능한 ‘19금’ 공연으로 진행됐다.
도자 캣은 블랙으로 색감을 맞춘 베레모에 엉덩이를 드러낸 바디슈트와 망사스타킹 차림 그대로 무대를 끝까지 소화했다. 귀와 목, 허리를 은빛 장신구로 장식했고 에메랄드 빛깔의 머리색으로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손가락으로 허공을 찌르는 디스코 댄스와 발재간이 돋보이는 토끼춤, 엉덩이를 강조한 트월킹 등 다양한 댄스도 보여줬다. 격한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망사스타킹에 구멍이 나기도 했으나 감탄을 부르는 퍼포먼스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또 “서울”과 “코리아”를 외치며 떼창을 유도했다.
서울 공연을 마친 도자 캣은 15일 일본, 18일 태국, 21일 대만으로 아시아 투어를 이어간다. 2026년에는 남미와 유럽, 북미에서 12월까지 공연이 계속된다.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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