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피해자만큼 힘들다” ‘쌍둥이 아빠’ 사망케한 만취 운전자 가족 호소

매일경제 이미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enero20@mk.co.kr)
원문보기

“피해자만큼 힘들다” ‘쌍둥이 아빠’ 사망케한 만취 운전자 가족 호소

속보
국조실 "28개 기관 헌법존중 TF, 금주 활동 조기 종료"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내년 5월 출산을 앞둔 예비 쌍둥이 아빠가 50대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에 치여 숨진 사건을 보도한 뉴스에 가해자 가족이 해당 방송사 민원실로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고 호소하자 진행자가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에 나섰다.

앞서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올해 10월 7일 밤 8시쯤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대한 내용이 방송됐다.

이날 친구들을 만나고 귀가하던 이종희씨(36)는 갑자기 인도로 돌진해 온 흰색 SUV 차량에 치였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세상을 등졌다.

가해자(50대 남성)은 만취했음에도 차를 몰았고, 인도로 올라간 차량은 700~800m를 질주하다 결국 인명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가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2%로 면허 취소 기준의 2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가해자는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족에 따르면 최근 열린 첫 공판에서 가해자는 무표정으로 “죄송하다”는 짧은 사과만 전한 뒤 “부양할 가족이 있다”고 발언했다. 가해자 변호인은 “피해자 측에 충분히 사과를 못 했으니 시간을 좀 달라”고 말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이를 보도하던 양 기자는 가해자를 향해 “볼라드(인도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세운 말뚝 모양의 구조물)가 있었어도 그걸 밀고 갔을 인간인 것 같다”, “이 인간의 음주 상태가 정말 심각했다”, “이 정도(혈중알코올농도 0.222%)면 시쳇말로 그냥 술독에 있다가 나온 거다”, “이건 정말 제정신 아닌 거다”라며 가해자를 거세게 비판했다.

이 방송 이후 가해자 측은 방송국 민원실을 통해 양 기자의 표현이 불편했다며 여러 차례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 측은 “방송에서 앵커가 ‘이 인간’이라고 표현한 건 너무 공격적이다. ‘사건반장’ 보도가 가해자 혐오를 유발한다”며 “재판에서 무표정으로 ‘죄송하다’는 말만 했다고 보도했는데, 그러면 법정에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더 할 말이 있겠냐”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아프간에서 끌려온 사람처럼 굉장히 불쌍해 보였다.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 기자는 지난 12일 “그날 방송에서 유족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했던 나머지 가해자 가족들의 상실감과 아픔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를 드리는 만큼 민원실에는 그만 전화를 주셨으면 한다. 제 부덕의 소치다”라고 거듭 부탁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