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0만 개 계정 정보 유출 사건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이용자 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앱결제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쿠팡 앱의 주간 활성이용자 수(WAU)는 2993만535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11월 3∼9일(2876만8841명) 대비 약 4.1% 증가한 수치다.
쿠팡의 주요 서비스 전반에서도 이용자 증가 흐름이 이어졌다. 쿠팡플레이의 주간 이용자 수는 394만54명으로, 한 달 전(378만9095명)보다 약 4% 늘었다. 이는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자 수 2위 수준이다.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역시 같은 기간 이용자 수가 775만1810명에서 798만1015명으로 약 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쇼핑, 배송, 콘텐츠, 배달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 생태계로 묶어둔 쿠팡의 구조가 이용자 이탈을 어렵게 만드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최대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이달 1일 보고서에서 “쿠팡은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으며, 한국 소비자들은 데이터 유출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인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은 나타났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9%는 “쿠팡이 보상을 제안하더라도 이미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편의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용을 계속할 것 같다”는 응답도 55.3%로 절반을 넘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비밀번호 변경 권고와 2단계 인증 도입 등 보안 조치를 강화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콘텐츠, 배달, 새벽배송, 무료 환불 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정도 수준의 서비스를 다른 경쟁업체가 제공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락인효과’가 정보유출 사태 이후에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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