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만약 시즌 초부터 뛰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사무국의 평가는 명확했다. 손흥민(33, LAFC)은 늦게 왔지만, 판도를 바꾸기에는 충분히 강렬했다.
MLS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시즌 리그 흐름을 뒤흔든 ‘올해의 영입 톱10’을 발표했다. 손흥민은 안데르스 드레이어(샌디에이고)에 이어 전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거둔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1위는 드레이어였다. 그는 지난 1월 벨기에 안데를레흐트를 떠나 샌디에이고에 합류한 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합쳐 39경기에서 23골 17도움을 기록했다. 그의 맹활약 속에 샌디에이고는 서부 콘퍼런스 정상에 올랐고, 드레이어는 MLS 올해의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MVP 투표에서도 리오넬 메시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손흥민은 그 바로 다음 순위였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이 시즌 중반이 아닌 겨울 이적시장에서 합류했다면 올해의 영입 1위 경쟁에서 선두를 달렸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FC로 이적하며 리그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고, 정규시즌 10경기 만에 9골 3도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MLS는 “정규시즌 500분 이상 출전한 선수 가운데 90분당 기대 득점과 기대 어시스트에서 손흥민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선수는 메시뿐”이라며 “드니 부앙가와의 조합은 리그에서 가장 치명적인 듀오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토트넘과의 긴 동행을 마무리하고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2월까지이며, 2029년 6월까지 연장 가능한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LAFC는 영입 발표 당시 “블랙 앤 골드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적 규모 자체가 상징적이었다. 미국 ESP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LAFC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토트넘에 2660만 달러를 지급했다. MLS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다. 토트넘은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대신 LAFC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손흥민은 합류 직후부터 기대에 즉각 부응했다. 부앙가와와 호흡을 맞추며 LAFC 공격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두 선수는 시즌 도중 팀이 기록한 18골을 연속으로 책임지며 리그 기록을 새로 썼다. 손흥민은 정규시즌 10경기 9골 3도움, 플레이오프 3경기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총 13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올렸다.
다만 트로피와 개인 수상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시즌 중반 합류라는 한계 속에 신인왕 경쟁에서는 2위에 머물렀고, 시즌 베스트11 역시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플레이오프 8강 밴쿠버전에서 멀티골을 넣고도 승부차기에서 고개를 숙인 장면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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