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인더스트리즈의 초소형 전기모터. 〈사진 알바 인터스트리즈 홈페이지〉 |
국내 전자부품 업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선점하려고 핵심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품 업계 미래 먹거리로 휴머노이드가 급부상해서다.
삼성전기는 최근 노르웨이 초소형 전기모터 업체 '알바 인더스트리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인간형 로봇) 손을 정밀 제어할 수 있는 구동 모터 기술 확보 목적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손과 관절 구동부는 섬세한 동작이 요구된다. 액추에이터 등 정밀 부품을 만드는 기술 난도도 매우 높다.
삼성전기는 구리코일을 직접 인쇄해 코어 없는 모터를 제작하는 알바의 '파이버 프린팅' 기술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 기술로는 기존 모터 대비 소형화와 경량화를 실현하고 높은 회전력과 정밀한 제어도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투자 재개를 결정한 멕시코 카메라모듈 공장에서도 장기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공략할 핵심 부품을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초기에는 자동차용 모듈에 집중하지만, 수요 확대에 따라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모듈 양산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미 북미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모듈 사업을 수주받고, 현재 공급 물량을 구체화하는 단계로 파악됐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올 뉴 아틀라스' |
LG이노텍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미국 로봇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과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될 '비전센싱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비전센싱 모듈은 적·녹·청(RGB) 카메라와 3D 센싱 모듈 등 인식과 감지 역할을 하는 부품을 하나로 집약한 것이다.
다른 미국 로봇 업체인 피규어AI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LG이노텍을 포함해 LG 계열사 7곳이 운용하는 LG의 밴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지난 9월 피규어AI의 시리즈C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은 센싱 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 아에바와는 지난 7월 라이다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9월에는 국내 4D 레이더 기업인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투자한 바 있다. 우선 적용처는 자율주행차라고 발표했지만, 점차 로봇 등으로 기술 적용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2050년 5조달러(약 7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산업을 주도할 25개 기업 중 하나로 꼽혔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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