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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복귀" 트럼프 말발 안먹히나…태국 "캄보디아와 휴전 없다"

머니투데이 정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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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복귀" 트럼프 말발 안먹히나…태국 "캄보디아와 휴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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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캄보디아, 트럼프 '휴전 중재'에도 교전 지속…
충돌 격화 태국 '통행금지령'·캄보디아 '국경 폐쇄'
태국 '아세안 감시단 배치' 말레이 중재안도 거부,
"캄보디아 무력 행위 중단해야 휴전 협상도 가능"

13일(현지시간)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발생한 태국군의 공격으로 무너진 다리 /AFPBBNews=뉴스1

13일(현지시간)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발생한 태국군의 공격으로 무너진 다리 /AFPBBNews=뉴스1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무력 충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협정 복귀' 발표에도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의 수많은 분쟁을 해결하겠다며 '평화 중재자'로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점 직후부터 추진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지난 10월에 돌입한 가자지구 휴전은 이스라엘군의 공습 등으로 불안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캄보디아가 전날 휴전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에도 태국군과의 충돌이 계속 발생했다"며 국경 지역의 해안 지대인 뜨랏주에 대한 통행금지를 발표했다. 대변인은 태국이 이번 분쟁을 멈출 외교적 해결에 열려 있다면서도 "협상 전에 캄보디아가 먼저 적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전에는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후에도 "우리 땅과 국민에 대한 피해와 위협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군사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캄보디아와의 휴전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태국 국방부는 "국경 7개의 주 전역에서 캄보디아군과의 충돌이 발생했다. 캄보디아가 중무기를 사용한 공격을 감행했고, 이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중상을 입었다"며 "최근 캄보디아와의 교전으로 태국에서 군인 15명이 사망했고, 민간인 사망자는 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캄보디아는 태국군이 캄보디아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국경 폐쇄 조치를 발표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전날 소셜미디어(SNS) X에 "태국군 F-16 전투기 2개가 여러 목표물에 폭탄 7발을 투하했다. 태국군 전투기는 호텔 건물과 교량을 포격했다"고 주장했고, 내무부는 태국군의 계속된 폭격을 이유로 태국과의 모든 국경 검문소를 폐쇄 조치했다.

두 나라는 1953년 캄보디아의 독립 이후 일부 지역에 대한 영유권 갈등으로 국경 지역에서 충돌을 빚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태국, 캄보디아 총리와 각각 통화 후 양국이 휴전 협정 복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태국, 캄보디아 총리와 각각 통화 후 양국이 휴전 협정 복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태국과 캄보디아의 이번 무력 충돌은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아누틴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전화 통화 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양국의 휴전 협정 복귀를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충돌의 책임을 태국에 물으며 "양국이 오늘 저녁부터 모든 교전을 중단하고 기존 평화 협정에 복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두 나라는 평화 및 미국과의 교역을 지속할 준비가 됐다"며 "대규모 전쟁으로 번질 뻔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두 정상과 협력하게 돼 영광"이라고 전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도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태국과 캄보디아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두 정상에게 말레이시아 국방참모총장이 이끄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감시단을 양국 국경에 배치하고, 미국 정부가 위성 감시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며 13일 저녁부터 적대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훈 마네트 총리는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태국의 아누틴 총리는 휴전은 없다고 한 데다 말레이시아 안와르 총리의 제안에 대해서도 "어떤 것도 중단하기로 합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태국은 캄보디아와의 분쟁 관련 제3국의 중재를 줄곧 거부해왔다.

10월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7차 아세안(ASEAN) 정상회의 계기 캄보디아와 태국 간 휴전 협정 서명식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왼쪽부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정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뉴스1

10월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7차 아세안(ASEAN) 정상회의 계기 캄보디아와 태국 간 휴전 협정 서명식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왼쪽부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정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뉴스1


CNN은 "트럼프가 중재한 10월 캄보디아와 태국 간 휴전 협정에는 양국 갈등의 원인인 국경 문제 해결안이 포함되지 않았고, 이는 불안정한 휴전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태국과 캄보디아의 충돌은 트럼프가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내세웠던 여러 평화 협정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며 "그가 중재한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의 평화 협정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파기됐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멈추기 위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 이행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산발적인 전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백악관은 태국에 휴전 협정 이행을 재차 촉구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모든 당사국이 지난 10월 평화 협정에 서명하며 약속한 내용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기대한다"며 "살상을 중단하고, 지속할 수 있는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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