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의 원인으론 난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그물망과 가연성 자재 등이 지목됐습니다.
홍콩 내에선 그 배경에 건물 개보수 업계의 입찰 담합 등 부패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김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 추모 현장에 놓여진 꽃들이 당국의 지시로 하나 둘 치워집니다.
최소 160명이 사망하고 진화에만 이틀이 걸렸던 이번 화재는 1948년 창고 화재로 176명이 숨진 이후 홍콩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인명 피해로 기록됐습니다.
<스티븐 친 / 공무원> "제가 30년 넘게 홍콩에 살면서 이렇게 큰 비극은 처음입니다. 추모 기간이 충분했는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추모가 끝나는 건 안타깝습니다."
사고 원인 조사 및 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15명을 체포하고, 부패 관련 혐의로 13명을 추가 체포했습니다.
참사의 배경으로 입찰 담합 등이 만연한 노후 아파트 보수 공사의 부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난연 기준에 미달한 안전 보호망이 참사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는데, 지난해 태풍으로 기존 안전망이 훼손된 이후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일부를 방염 기능이 없는 '반값' 제품으로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 초우 얏밍 / 홍콩 경찰청장> "계속 수사를 이어가 범죄를 저지른 자나 책임 있는 자들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
당국은 원인으로 지목된 안전망에 대한 철거를 건설현장 200여 곳에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1년 전부터 민원이 제기돼 16차례나 점검이 이뤄졌는데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무능 행정과 태만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찬궉기 / 홍콩 정무국장> "이 기회를 빌어 작은 이득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죽인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홍콩에선 2022년 말 기준으로 약 9,600개, 전체 건물의 5분의 1 이상이 지은 지 50년 이상 된 건물로 보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앞서 홍콩 당국은 독립위원회가 건축 안전, 이해충돌 문제, 안전 기준 등에 대한 조사를 할 것이라며 "누구든 끝까지 책임을 묻고 추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김지수입니다.
[영상편집 김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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