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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직접 러 파병부대 귀국 환영…전사자 9명 ‘영웅’ 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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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직접 러 파병부대 귀국 환영…전사자 9명 ‘영웅’ 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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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에 파병돼 지뢰 제거 등에 투입됐던 공병부대 귀국 환영식을 직접 열어 격려했다. 내년 초 열릴 노동당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성과를 앞세우면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쿠르스크로 파병됐던 제528공병연대 부대원들의 귀국을 환영하기 위해 13일 연 축하공연에서 전사자들의 사진이 무대에 공개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쿠르스크로 파병됐던 제528공병연대 부대원들의 귀국을 환영하기 위해 13일 연 축하공연에서 전사자들의 사진이 무대에 공개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조선인민군 공병부대 지휘관, 전투원들이 군사 임무를 다하고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을 위해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환영식이 전날 4·5 문화회관광장에서 열렸다. 김 위원장은 참전한 공병부대에 자랑스러움을 표하며 “전투원들을 보내야 했던 그 시각부터 지금까지의 120일간 하루하루는 정말로 십년이었다”고 말했다. 또 “몇년이 걸려도 정복하기 힘든 방대한 면적의 위험지대가 불과 3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안전지대로 전변되는 기적이 이룩됐다”고 치켜세웠다.

김 위원장은 휠체어를 탄 부상 장병을 껴안는 모습을 보였다. 당과 김 위원장에 대한 절대 충성과 군대의 사상적 무장을 강조하라는 메시지를 내부에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전사자들은 영웅 칭호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전사자 9명에게 공화국영웅칭호와 국기훈장 제1급, 전사의 영예훈장 제1급을 내렸다. 공병연대에는 자유독립훈장 제1급을 수여했다. 제13차 전원회의가 끝난 후 이틀 뒤라는 시점을 고려했을 때,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보훈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열린 러시아 파병 북한 공병부대 귀국 환영식에서 전사자들의 사진이 무대에 공개되자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13일 열린 러시아 파병 북한 공병부대 귀국 환영식에서 전사자들의 사진이 무대에 공개되자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이번 전원회의에 참가한 사람들이 모두 환영식에 참석한 것도 눈에 띈다. 전원회의가 당대회의 사전준비회의격인 만큼, 9차 당대회에서 군사 우선주의 노선을 확실히 다지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의도적으로 전원회의 종료 시점에 환영식을 개최한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와의 대외 군사협력이나 해외 군사 활동을 성공적인 ‘위훈’으로 규정해 9차 당대회에서 제시될 새로운 대외 정책 노선이나 군사적 제휴를 사전에 암시하고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13일 열린 러시아 파병 북한 공병부대 귀국 환영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대원을 끌어안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13일 열린 러시아 파병 북한 공병부대 귀국 환영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대원을 끌어안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러시아에 파병 보상을 압박하기 위해 이번 환영식이 열었을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귀국 환영식을 연말에 성대하게 진행한 것은 내년에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의도”라며 “러시아에 북한의 희생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종전 이후에도 러시아의 재건에 북한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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