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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수익성 흔들린 저축은행…이자 줄고 투자손익 의존 커져

매일경제 한재범 기자(jbha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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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수익성 흔들린 저축은행…이자 줄고 투자손익 의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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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PF 부진에 이자수익 감소
상위 10곳 중 8곳 이자수익 역성장
여신 막히자 채권·주식 운용으로 수익내


서울시내의 한 저축은행 지점 모습.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한주형기자]

서울시내의 한 저축은행 지점 모습.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한주형기자]


저축은행들이 더 이상 ‘이자장사’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구조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대출 규제 강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진이 겹치며 여신을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사실상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손익에 기댄 수익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저축은행 상위 10곳 실적을 분석한 결과, 3분기 누적 기준 10곳 중 8곳의 이자수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을 합산하면 3조88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56억원 줄었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고금리 환경에서도 저축은행 본업인 대출 수익성이 급격히 약화됐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6.27, 10.15 대책 이후 저축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고금리 신용대출이 사실상 막힌 데다, 부동산 PF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여신처를 찾지 못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출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환경이 고착화되면서, 이자이익 감소가 구조적인 문제로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자수익이 줄어든 반면 유가증권 관련 수익은 오히려 늘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수익은 누적 16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억원 증가했다. 대출 대신 채권·주식 등 금융자산 운용을 통해 수익을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자수익만으로는 돈을 벌기 어려워 최근 실적의 상당 부분은 투자손익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의 50% 이내에서만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는 규제 한도가 있어, 투자 확대 역시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저신용자 대출 부담은 여전히 저축은행이 떠안고 있어 충당금 부담도 큰 상황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650조원 규모의 대출을 해도 충당금이 1000억원이 채 안 되지만, 저축은행은 10조원 규모 대출에 충당금을 1조8000억원 쌓고 있다”며 “수익성은 악화되는데 위험 부담은 줄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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