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서울경제 언론사 이미지

李 한마디에 언급량 11배 ↑···정원오, 서울시장 판 흔들까 [데이터로 본 정치민심]

서울경제 도혜원 기자
원문보기

李 한마디에 언급량 11배 ↑···정원오, 서울시장 판 흔들까 [데이터로 본 정치민심]

속보
"호주 시드니 유명 해변서 총기 난사…10명 사망"
대통령 칭찬 뒤 SNS 언급량 폭증
여권 내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
국힘에선 "노골적 선거 개입" 비판
오세훈도 "與 후보들과 달라" 칭찬


6·3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여야 후보군이 점점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박홍근·박주민·서영교·전현희 의원 등이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원외 인사 중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정 청장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면서다. 대통령의 언급을 두고 ‘명심’부터 ‘선거 개입’까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언급량을 통해 민심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살펴봤다.

李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언급량 11배 ↑



14일 서울경제신문이 ‘썸트렌드’를 통해 11월 13일부터 12월 12일까지 커뮤니티·인스타그램·엑스·블로그 상의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언급량은 총 299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46%나 증가했다. 각종 여론조사와 언론 보도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며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청장과 함께 언급된 연관어 순위에서는 ‘서울’ ‘서울시장’ ‘오세훈’ ‘이재명’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이 대통령이 그를 콕 집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듯”이라고 칭찬한 8일에는 언급량이 449건으로 전날보다 11배 증가했다. 친여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대통령이 작심한 듯’ ‘정 구청장의 인지도 저평가 논란은 오늘로서 끝’ ‘체급 올려주기’라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정 구청장과 함께 언급된 단어를 긍정·부정어로 나눠 분석한 결과를 보면, 긍정 평가는 62.2%, 부정 평가는 33.9%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 ‘칭찬하다’가 긍정어로 집계된 영향이 크다. 이를 제외하고는 ‘일 잘하다’ ‘만족도 높다’ 등의 단어가 함께 언급됐다. 반면 부정어로는 ‘논란’ ‘노골적’ 등이 언급됐는데, 이 대통령의 칭찬을 두고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정치권의 평가도 엇갈렸다. 여당에서는 ‘대통령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통령께서 그야말로 개인적으로 본 부분에 대한, 아주 그냥 개인적 소회를 자연스럽게 올리는 것이 확대 해석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대통령께서 워낙 SNS를 통해서 편하게 소통하시는 분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이 다른 기초단체장들에게도 자극이 되게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도 “어떤 파장을 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관권선거’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이 일찌감치 여권의 다른 서울시장 후보들을 퇴짜 놓은 것이냐”라며 “사실상 여당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한 ‘명심 오더’이자 ‘대통령발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칭찬에 대한 ‘패러디’도 나왔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1일 SNS에 광진구 구민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김경호 광진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 하나 봅니다. 92.9% 정도로는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적었다. 이어 “대통령께서 97.3% 구청장도 칭찬 한 마디 해주면 어떨까요”라고 덧붙였다.



‘공개 칭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정 청장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잠재적 라이벌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9일 “그래도 정 청장은 제가 일하는 능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던 것처럼, 식견의 측면에서 조금은 다른 (여당) 주자들과 차별화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가 ‘오세훈 대 정원오’ 구도로 치러질 경우 “오 시장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1일 CBS 라디오에서 “정 청장이 좀 뜨기 시작하지 않았나”라며 “서울시장이라는 것은 시민의 일상생활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데 얼마만큼 노력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일반 시민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도혜원 기자 dohye1@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