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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초 컷의 마법…맥주·담배도 QR코드로 '원샷'[잇:써봐]

이데일리 이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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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초 컷의 마법…맥주·담배도 QR코드로 '원샷'[잇:써봐]

서울 / 3.1 °
'PASS 신분증 결제' 써보니
성인인증·카드결제까지 한 번에 끝
실물 신분증, 신용카드 모두 꺼낼 필요 없어 장점
6자리 PIN 입력 결제…지문·얼굴 인식 비해 속도↓
'서비스 점검 중' 불안정 시스템·사용처 한계 '숙제'
IT업계는 늘상 새로운 것들이 쏟아집니다. 기기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이나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지요. 바쁜 일상 속, 많은 사람들이 그냥 기사로만 ‘아 이런 거구나’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접 써봐야 알 수 있는 것,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도 많지요. 그래서 이데일리 ICT부에서는 직접 해보고 난 뒤의 생생한 느낌을 [잇(IT):써봐]에 숨김없이 그대로 전달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솔직하지 않은 리뷰는 담지 않겠습니다.[편집자 주]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사기 위해 주섬주섬 지갑에서 실물 신분증을 꺼내고, 다시 결제 카드를 찾는 번거로운 과정, 이제 안녕을 고해도 될 것 같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야심차게 내놓은 ‘PASS 신분증결제’ 서비스가 12월 1일부터 전국 GS25 편의점과 무인 담배 자판기에서 시작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신분증 확인과 결제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PASS 신분증결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사진=SKT)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신분증 확인과 결제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PASS 신분증결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사진=SKT)


이 서비스는 말 그대로 신분증 확인(성인 인증)과 결제를 PASS 앱 하나로 동시에 처리해준다. 실물 신분증 찾는 시간, 카드 찾는 시간. 이 두 번의 허들이 사라지니 결제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라진다. 특히 손에 짐이 많을 때, 지갑을 꺼내기 귀찮을 때 진가를 발휘했다. QR코드를 찍는 ‘원샷’으로 끝이다.

PASS 앱에 이미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등록한 고객이라면 신용카드만 추가하면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사용하는 신용카드는 여러장 추가해 골라 결제할 수 있다.

이제는 ‘스마트 검사’로 안심

편의점에서 맥주, 소주와 같은 술이나 담배를 사면 직원이 결제를 위해 포스기에 바코드를 찍는데 그 때 안내음성이 나온다. 19세 이상 성인에게 판매하는 물품으로 신분증 확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솔직히 말하면 편의점에서 기자처럼 누가 봐도 ‘성인처럼 보이는’ 손님에게까지 일일이 실물 신분증을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신분 확인은 구매자의 외모나 분위기에 따라 직원의 ‘재량’ 혹은 ‘감’따라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신분 확인은 점주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GS25를 운영하는 한 사장님은 “진짜 성인처럼 보이는 분들에게는 신분증 요구를 잘 안 한다”면서도, “학생처럼 보이는 앳된 사람들한테 신분증 요구를 하면 모바일 신분증을 보여주곤 하는데 포스기에 스캔하면 위조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PASS 앱에 등록된 신분증 정보는 스크린샷 캡처가 불가능해 위변조 우려가 적고, 성인 인증 이력을 전자적으로 남겨주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객관적인 ‘확인 증거’를 자동으로 확보하게 된다. 이 사장님 역시 “결제와 신분증 확인이 한 번에 되는 이번 서비스가 널리 확대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안정성과 확장성이 숙제

신분확인과 결제가 한 번에 되는 혁신적인 서비스지만, 실제로 써보니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이 눈에 띄었다.


한번은 결제를 시도하는 순간 앱 화면에 ‘서비스 점검 중’이라는 문구가 뜨면서 결제에 실패했다. 실물 카드가 아닌 모바일 기반 시스템이다 보니, 갑작스러운 서버 오류나 네트워크 문제에 취약할 수 있다는 단점을 보여준 셈이다.

또 지문이나 얼굴로 빠르게 결제하는 요즘 방식과 달리, 매번 6자리 핀(PIN) 번호를 눌러야 하는 점도 결제 속도 개선을 위해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었다.

현재는 GS25 편의점과 무인 담배 자판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바로 옆 CU 등 다른 편의점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앞서 언급된 GS25 사장님도 내가 “이 기능을 사용한 첫 번째 손님”이라고 말씀할 정도로, 아직은 현장 확산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가 힘을 합쳐 내놓은 ‘PASS 신분증결제’ 서비스이니 통신사 할인카드까지 함께 연동하면 편의점에서 결제 속도와 편리함을 더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동통신 3사는 편의점·자판기 외에도 전국 주요 관광명소 등 성인 인증이나 거주지 인증이 필요한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얼마나 빠르게 주요 유통망과 서비스 영역을 확보하느냐가 토스나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불꽃 튀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PASS만의 차별화로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