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해군은 캄보디아 건물에 포격을 가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태국 해군]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태국과 캄보디아가 최근 휴전협정을 깨고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태국 군 당국이 국경 인근의 캄보디아 범죄단지를 폭격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10일(현지시간) 태국 언론에 따르면, 태국 공군은 9일 F-16 전투기를 투입해 우본랏차타니 주 총안마 지역 카지노 단지를 공습했다. 태국군은 ‘가짜 카지노’ 파괴 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히면서 “해당 건물들은 겉으로 카지노 간판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드론 지휘 통제실로 운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10일에는 태국 왕립 해군 소속 특수부대가 사깨오 국경 맞은편 캄보디아 카지노 건물을 탱크로 파괴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군이 이 건물들에 저격수와 드론 지휘 통제 시설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공습 장면을 담은 영상에는 큰 짐을 챙겨 대피하는 젊은 남성들의 모습도 확인됐다. 태국군은 “공습 이후 범죄 조직에 가담했던 이들이 서둘러 탈출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경찰이 이를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남아 지역 온라인 사기 조직을 추적하는 전문 단체 ‘사이버스캠 모니터’는 이번 공격이 국경 지대 보이스피싱 범죄 단지를 겨냥한 정밀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태국 군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카지노 모습 [캄보디아 국영 언론 프레시 뉴스] |
이번 무력 충돌은 지난 7일 태국 초소에 캄보디아군이 사격을 가해 태국 군인 2명이 다치면서 겉잡을 수 없이 확전됐다. 이후 양국은 국경 16곳에서 교전을 벌였으며, 교전 지역은 5개주로 확대됐다. 태국에서는 군인 9명을 포함해 민간인 3명이 숨졌고, 캄보디아에서도 민간인 10명이 사망했다.
양국의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태국 정부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고 있다. 아누틴 찬비라쿨 태국 총리는 8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소집 후 TV 연설에서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윈타이 수바리 태국 육군 대변인도 “캄보디아의 로켓 기지와 화력 지원 시스템을 괴멸시키는 것이 작전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캄보디아는 유엔 안보리에 서한을 보내 태국군의 공격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훈 마네트 총리 최측근 자문역인 수오스 야라은 “지금이라도 1시간 내 회담이 가능하다”며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태국과 캄보디아가 교전을 중단하고 휴전협정에 복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대화를 나눴다”며 “양측은 오늘 저녁부터 모든 교전을 중단하고 원래의 평화 협정에 복귀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