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3일 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위기는 올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다. 정권 교체 직후 내란 특검 정국이 이어지면서 2025년의 캘린더는 유례없이 촘촘했다. 정치·사회적 격랑 속에서도 산업 현장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관세 전면전, 대형 보안 사고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한국 산업 지형은 이전과 전혀 다른 판으로 재배치되는 한 해를 보냈다. 계엄 사태 이후 정책 기조 전환 속에 디지털데일리는 각 분야 결산을 바탕으로 2025년 한국 산업의 흐름을 종합 정리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2025년 유통·소비재 산업은 '밈'과 '숏폼'이 수출을 이끈 해로 기록되고 있다. K-뷰티·K-푸드 등 전 분야에서 해외 매출이 동반 폭증했지만 성장 동력은 기존의 가격·품질 경쟁이 아닌 SNS 기반 바이럴 콘텐츠였다. 올리브영·에이피알·삼양식품 등 주요 기업들은 콘텐츠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뚫었다. 유통기업이 소비재를 파는 것을 넘어 밈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변신한 첫 해라는 평가가 나온다.
◆ K-뷰티, 북미서 폭발…'오프라인 매장'보다 숏폼이 앞서
K-뷰티 업계는 올해 북미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H&B스토어 올리브영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및 동남아 시장 매출이 역대급 성장률을 기록했다. 배경에는 틱톡(TikTok)·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SNS에서 폭발한 K-뷰티 바이럴이 있었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K-뷰티의 급성장 원인으로 틱톡 기반의 입소문 마케팅 성공이 꼽힌다.
CNBC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닐슨IQ 분석에 따르면, 2025년 미국 내 K-뷰티 매출은 약 2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7%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틱톡 등 SNS를 통한 입소문이 K-뷰티의 북미 유통망 확산 속도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틱톡이 판도를 바꿨다는 말이 나올 만큼, 숏폼 콘텐츠가 새로운 K-뷰티 전성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도 이어진다.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2025년 유통·소비재 산업은 '밈'과 '숏폼'이 수출을 이끈 해로 기록되고 있다. K-뷰티·K-푸드 등 전 분야에서 해외 매출이 동반 폭증했지만 성장 동력은 기존의 가격·품질 경쟁이 아닌 SNS 기반 바이럴 콘텐츠였다. 올리브영·에이피알·삼양식품 등 주요 기업들은 콘텐츠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뚫었다. 유통기업이 소비재를 파는 것을 넘어 밈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변신한 첫 해라는 평가가 나온다.
K-뷰티 업계는 올해 북미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H&B스토어 올리브영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및 동남아 시장 매출이 역대급 성장률을 기록했다. 배경에는 틱톡(TikTok)·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SNS에서 폭발한 K-뷰티 바이럴이 있었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K-뷰티의 급성장 원인으로 틱톡 기반의 입소문 마케팅 성공이 꼽힌다.
CNBC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닐슨IQ 분석에 따르면, 2025년 미국 내 K-뷰티 매출은 약 2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7%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틱톡 등 SNS를 통한 입소문이 K-뷰티의 북미 유통망 확산 속도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틱톡이 판도를 바꿨다는 말이 나올 만큼, 숏폼 콘텐츠가 새로운 K-뷰티 전성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도 이어진다.
특히 눈여겨볼 트렌드는 바이럴 브랜드의 부상이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보다도 SNS 리뷰로 인기 급상승한 K-뷰티 중소 브랜드들이 북미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쿠션 팩트, 클렌징 오일, 헤어·바디 제품 등 한국산 히트 아이템들이 틱톡 해시태그 '#KbeautyHaul' 등을 타고 미국 Z세대의 뷰티 루틴 필수템으로 자리잡았다.
실제 매장보다 틱톡 알고리즘이 먼저 시장을 연다는 공식이 확립됐다. 특정 제품이 SNS에서 화제가 되면 미국 아마존 판매 랭킹이 급등하고, 그 후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 수요가 따라붙는 구조가 일반화됐다. 이제 기업이 먼저 수출하기도 전에 해외 소비자가 숏폼을 통해 시장을 열어주는 시대가 된 셈이다.
국내 식품업계도 2025년 해외 성장세가 국내 실적을 견인한 한 해였다. 과자·라면류의 해외 매출 비중이 급증하면서 삼양식품, 농심 등은 수익 구조를 글로벌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브랜드는 올해도 틱톡 등에서 수천만 회 이상의 노출을 기록하며 K-푸드의 맵부심 열풍을 이어갔다.
틱톡상에서 외국인들의 불닭 도전 먹방이 유행처럼 번져 2차, 3차 밈을 만들어냈고 이러한 자발적 챌린지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불닭 인기와 매출 상승으로 직결됐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불닭 글로벌 공식 틱톡 계정은 올해 팔로워 100만명을 돌파했고 총 14편의 숏폼 캠페인 영상은 누적 조회수 1억 뷰를 넘어섰다. 불닭은 Z세대의 자발적 확산을 통해 콘텐츠화된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불닭을 활용한 매운맛 챌린지가 밈으로 자리잡으며 매운 라면 인지도를 높였다.
또 올해 틱톡에서는 '김밥'이 주요 K-푸드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참치마요, 에그마요 등 간단한 재료를 활용한 조립형 김밥 제작 영상이 미국·유럽 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됐고, '#kimbap', '#koreanlunchbox' 등 해시태그를 통해 도시락 숏폼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김 위에 재료를 순서대로 올리는 형식이 직관성과 시각적 연출 측면에서 숏폼 알고리즘과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2025년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은 3분기까지 일제히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상 고온으로 신상품 판매가 지연된 데다,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이 겹치며 매출과 이익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업계는 4분기 한파 본격화와 고단가 아우터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회복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패션업계의 침체는기온 변수보다는 소비 구조 변화와 밀접하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며 소비 여력은 필수재 중심으로 재편됐고 패션은 우선순위에서 밀린 분야로 밀려났다. 외식, 여행, 자동차 등 가치 소비 영역과 달리, 의류는 덜 써도 되는 지출로 인식되며 구조적인 수요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구매 행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시즌마다 신상품을 구매하던 방식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기능성·가성비·브랜드 정체성이 뚜렷한 제품에만 지출이 집중되는 추세다. 유행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흐름에 기성 브랜드들의 트렌드 대응력과 제품 기획 한계가 실적 부진으로 연결되고 있다.
K-뷰티와 K-푸드가 콘텐츠 기반 확산을 통해 해외 수요를 확대한 것과 달리, K-패션은 내수 침체와 소비 우선순위 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올해 소비재 산업 전반은 품목별로 온도차가 극명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틱톡·인스타그램·유튜브 쇼츠와 같은 숏폼 플랫폼들은 제품 홍보를 돕는 파트너사가 아닌 한국 소비재 기업들의 세계 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역할을 했다. 업계에서는 틱톡 알고리즘의 변화가 수출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플랫폼이 실질적인 해외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2026년에도 이러한 K-콘텐츠 기반 수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해외 시장의 경쟁 판도도 플랫폼 중심에서 바이럴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