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의 대가’ 남편 죽인 용의자로 몰린 윤수 역
“김고은과 10년 만에 작품서 재회…대단했다”
“멜로 장르 희귀하지만…여전히 하고 싶다”
“김고은과 10년 만에 작품서 재회…대단했다”
“멜로 장르 희귀하지만…여전히 하고 싶다”
전도연. 사진|넷플릭스 |
배우 전도연이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를 통해 오랜만에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 소회와 후배 김고은과 10년 만에 작품으로 재회한 소감을 전했다.
‘자백의 대가’는 남편을 죽인 용의자로 몰린 윤수(전도연 분)와 마녀로 불리는 의문의 인물 모은(김고은 분), 비밀 많은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지난 5일 전편이 공개됐으며,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2위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전도연은 극 중 남편을 죽인 살인자로 몰려 격렬하게 결백을 주장하는 윤수 역을 맡았다. 그는 “윤수는 겉으로 드러나는 게 다인 것처럼 보이는 인물이지만, 그의 보이지 않는 다른 이면을 고민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죽고 나서 살인범으로 몰리기까지, 사람들이 윤수의 외형이나 이미지가 보편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의심하잖아요. 그걸 조금 더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싶어서 과거 부분을 더 중점적으로 생각했어요. 윤수가 좋은 엄마고 좋은 아내인지는 모르겠지만, 남들이 봤을 때 번듯하고 화목한 가정인 것에 집착하고 욕망 있는 여자가 아닐까 생각하며 연기했죠.”
전도연. 사진|넷플릭스 ‘자백의 대가’ |
‘자백의 대가’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두 여자의 이야기고, 진실을 찾아가는 스릴러라는 장르가 매력적이어서”였다고. 그는 또한 “가장 컸던 것은 ‘굿 와이프’라는 작품을 이정효 감독과 했었고, 한 작품 더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다”며 “‘협녀’ 이후 10년 만에 만나는 김고은 배우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저에게는 호감이 가고 매력적인 작품이었다”고 했다.
‘자백의 대가’는 전도연이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스릴러이기에,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도 힘든 장면들도 많았다. 그는 “대본을 끝까지 받고 시작한 게 아니어서, 이렇게까지 고생스러운 작품일 줄은 몰랐다”며 “‘자백의 대가가 정말 크구나’ 하고 당황스럽긴 했지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보답이 된 것 같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 작품뿐 아니라 여성들의 서사가 있는 드라마를 보면 항상 부각되는 것이 모성애잖아요. 저는 감정적으로 힘들었다기 보다 이 인물을 만나는 순간, 그가 대가를 치르는 목적이 꼭 아이 때문일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모성애 때문에 고군분투하는 윤수가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좀 더 고민이나 살고자 하는 욕망이 강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그런 부분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는 어떤 엄마냐고 묻는 말에 전도연은 “저도 스스로 모성애를 강요하는 엄마는 아니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아이와 저에게 벌어지는 성장과 시간을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늘 그렇지만 모든 엄마들이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가 어느 순간 시간이 지나다 보면 그 좋은 엄마라는 것이 힘들고 모호해지잖아요. 그것이 맞는지 혼란이 생기고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결국 상황에 맡기고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자백의 대가’. 사진|넷플릭스 |
극 초반 윤수가 용의자로 몰리게 된 장면은 “저 이거 CSI에서 봤어요”라는 대사와 웃음이 많은 모습이었다. 남편이 죽은 지 얼마 안 된 아내로 보기엔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것. 윤수의 그런 모습에 전도연은 “결백함에서 나온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살면서 그런 범죄나 사건을 경험할 일이 없었잖아요.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때, 윤수는 스스로 결백할 수밖에 없으니까 ‘나는 죽이지 않았으니 괜찮지 않을까’라는 윤수만의 생각에 뱉은 말이었을 것 같아요. 또 웃음을 자주 보이는 것은 아직 남편이 죽었다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라는 생각을 했죠.”
전도연은 김고은과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이후 10년 만에 작품에서 재회하게 됐다. 그는 “‘협녀’에서는 고은이가 이제 시작하는 신인배우였는데, 10년 동안 어떻게 성장했고 또 연기 호흡이 어떨지 궁금했다”고 전했다.
“모은이는 감정이 거세당한 인물이기 때문에 단조로울 수 있는데 김고은 배우의 연기는 그렇지 않았어요. 배우가 감정이나 무드에 휩쓸려서 가끔 캐릭터를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김고은 배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캐릭터를 관통해서 연기하더라고요. ‘잘했다’가 아니라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자백의 대가’는 전도연과 김고은 뿐 아니라 보호관찰관 순덕 역의 이상희, 교도소 동료인 왈순 역의 김선영 등의 연기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전도연 역시 “이번 작품에서 굉장히 좋아하고 같이 해보고 싶은 배우들이 다 출연해주셨다. 그 부분이 이 작품의 좋았던 부분 중 하나”라고 떠올렸다.
“김선영 배우가 연기한 것은 8~90%가 애드립이었거든요. 대본상에는 구체적이지 않았어요. 감독님이 김선영 배우와 작업을 많이 했고, 믿음이 있어서 그 롤을 주신 것 같았죠. 리딩 때 김선영 배우가 다른 촬영 때문에 오지 못해서 현장에서 처음 연기 톤을 봤는데, 많이 웃으면서 촬영을 했어요. 김선영 배우는 ‘언니 때문에 (이 작품) 한 거예요’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전도연. 사진|넷플릭스 |
작품에 대한 반응을 따로 찾아보지는 않았다는 전도연은 “주변에서 잘 봤다고,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어서 다음날 너무 피곤했다’는 연락들이 왔다”고 뿌듯해했다.
“넷플릭스가 글로벌하다 보니까 미국에 있는 언니에게도 연락이 왔어요. 언니가 교회를 다니는데 ‘연기는 네가 했는데 왜 다 나한테 잘 봤다고 밥을 산다고 하니. 덕분에 잘 얻어먹을게’라고 하더라고요. 국적 상관 없이 세계 각국에서 볼 수 있고 즉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재밌는 것 같아요.”
현재 차기작을 정한 상태라는 전도연. 마지막으로, 요즘 끌리는 종류의 이야기가 있냐고 물었다.
“저는 연기를 하면서 지금까지 늘 멜로라는 감정의 장르에 끌리는 것 같아요. 어떤 장르를 선택하건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멜로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요즘 멜로 드라마가 희귀한 장르가 됐는데, 저는 여전히 멜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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