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스타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자백의 대가’ 김고은 “‘모은’은 감정 거세당한 인물…반삭 이유는요” [인터뷰②]

스타투데이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kim.miji@mkax.ai)
원문보기

‘자백의 대가’ 김고은 “‘모은’은 감정 거세당한 인물…반삭 이유는요” [인터뷰②]

속보
경찰, '통일교 의혹' 전재수 의원실 압수수색 착수
“머리카락 한 올에도 숨을 데가 없는 인물 표현”
“감정이 완전히 고장나 버린 캐릭터로 접근”
“내년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


‘자백의 대가’. 사진|넷플릭스

‘자백의 대가’. 사진|넷플릭스


배우 김고은이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에서 자신이 연기한 ‘모은’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내놓았다.

‘모은’을 감정적인 거세를 당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는 그는 “인간이 어느 정도의 충격과 감정의 과부하가 오면, 펑 하고 터지듯 고장이 나지 않나. 그런 상태의 모은이를 고민하고 상상했다”고 했다.

“사실 모은이의 말투는 어떤 부분에 강조를 준다기보다 말을 나열하는 느낌이에요. 모은이는 스스로한테 어떤 자격이 없다는 감정을 많이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커피를 너무 마시고 싶어’의 말도, ‘내가 마실 자격이 있나?’ 싶은 상태일 것 같아서 나열하듯 말하게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연기했죠.”

모은 캐릭터를 위해 김고은은 반삭 스타일링도 시도했다. 그는 “그 어떤 것도 가려지지 않았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모은이가 숨기는 게 많아보이는데, 사실 숨기는 것 없거든요. 느끼는대로 얘기하는 아이인데 속을 모르겠고, 알 수 없다고 보여지는 아이잖아요. 머리카락 한 올에도 숨을 데가 없는 그런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느껴서 굉장히 막연하게 짧은 머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스타일링이 아예 없었으면 했어요. 머리가 조금 더 길면 만져야 할 것 같았고, 모은의 머리길이 정도 되면 가르마 타는 것도 안 되니까 그 정도를 생각했죠.”

김고은. 사진|넷플릭스

김고은. 사진|넷플릭스


표정 연기에 있어서는 “표정을 많이 안 써도 표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며 “오히려 조금이라도 과해졌다는 느낌이 들면 다시 한번 해보겠다고 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극 중 모은은 사이코패스로 그려지다가 후반부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다. 이 부분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을 묻자 김고은은 “그 개연성이 모은을 완성할 때 가장 중요했던 부분이었다”고 답했다.

“모은의 처음 방향성은 사이코패스처럼 보이려고 하는 노력이 큰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그러려면 시청자도 속여야 하는데, 초반에 치과 의사 부부를 죽이고 혼자 있는 부분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죠. 그래서 차라리 모은이는 가만히 있는데 다수가 모은이를 오해하고 멋대로 생각하는 방향이 더 맞지 않을까 싶었죠. 그래서 감정이 완전히 고장이 나버린 상태의 사람으로 접근했어요.”

동생을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에게 복수한다는 것이 ‘사적 제재’일 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김고은은 “사실 모은이는 자기 자신을 가장 죽이고 싶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동생에게 직접적인 고통을 준 걔만큼은 ‘내가 꼭 없애고 나서 동생한테 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제가 좋아하는 장면은 ‘네가 P양이구나’하는 신이에요. 처음엔 분노로 시작해 희영(이재인 분)의 목을 조르지만 ‘너보다는 내가 더 죽어야 하는 사람인데’라는 생각에 스스로 손을 놓거든요. 거기에서 모은이가 너무 슬퍼보였어요. 고세훈(남다름 분)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는 모은이는 무언가를 숨기지 않아요. 이미 복수를 이뤘고, 그때부터는 다 놓아버리는 듯한 모은이의 모습이 가슴이 아팠죠.”

화제를 모았던 왈순 역의 배우 김선영과의 연기 비하인드도 전했다. 김고은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고 회상했다.

“‘선배님 욕을 왜 이렇게 많이 하세요? 귀에서 피나겠네’ 라고 하기도 했는데, 너무 많이 웃었어요. 왈순이가 모은이 귀에다 크게 얘기하는 신이 있는데, 그때 귀가 따갑다는 표정을 짓거든요. 그게 그냥 왈순의 연기를 받은 건데 (스스로도) 너무 웃기더라고요.”


김고은. 사진|넷플릭스

김고은. 사진|넷플릭스


앞서 이정효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후반부 반전 선사를 위해 배우들에게도 초반에 진범을 바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고은은 범인 추리에 성공했냐는 질문에 “사실 진범이 누구인지 관심이 없었다”고 답했다.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진범을 알고 나서도 ‘아, 진범이에요?’ 하고 말았던 것 같아요. 아마 진범 연기한 배우분은 알고 연기하셨을 거예요. 감독님과 진범이라는 걸 표 내는 걸로 상의하시면서 속닥이신 것 같았어요.(웃음)”

진범을 모른 채 시작한 작품이지만, 모은이라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안 해봤던 영역이어서”라고 밝혔다. 그는 “저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리고 사실 전도연 선배님과 다시 할 수 있다는 점이 작품 선택의 가장 큰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화 ‘파묘’, ‘대도시의 사랑법’ 부터 올해 드라마 ‘은중과 상연’, ‘자백의 대가’까지. 쉬지 않고 연기하며 작품의 흥행과 호평까지 받았던 김고은은 “부지런히 찍었던 작품들이 다 공개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제 내년부터는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돌아봤다.

“‘유미의 세포들’이 공개가 되고 나면, 더이상 쌓여있는 작품은 없거든요. 그래서 다음 작품은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잘 시작하고 싶어요.”

김고은은 차기작으로 사극 로맨스 장르의 드라마 ‘혼’에 출연해 또다시 그만의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또 성공적 변신으로 시청자들을 찾고 있는 김고은이 보여줄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