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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달래려"…죽은 엄마 침대서 자다 목숨 잃을 뻔한 외동아들

뉴스1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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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달래려"…죽은 엄마 침대서 자다 목숨 잃을 뻔한 외동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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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 동부의 한 노인이 지역 관습에 따라 돌아가신 어머니의 침대에 누웠다가 심각한 병에 걸렸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홍싱뉴스에 따르면 저장성 외딴 농촌 지역에 사는 60대 천 씨는 외동아들이다.

그의 어머니(86)는 평소 건강하게 매일 밭에서 일했다. 그러나 올해 중추절 이후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이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슬픔에 잠긴 천 씨는 현지 관습에 따라 며칠 동안 어머니의 침대에서 잠을 잤다. 저장성의 일부 마을에서는 이를 '귀신의 침대를 누르기'라고 부른다.

이 의식은 보통 사망 후 35일까지 계속된다. 의식을 통해 고인의 영혼이 평화롭게 사후 세계로 인도된다고 믿어진다.

전통에 따르면 영혼은 점차 사라지며 7일 주기가 반복될 때마다 최종 안식처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고 한다.


숫자 7은 중국 장례 문화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변화, 변혁, 그리고 마무리의 순환을 상징한다. 이러한 관습 또한 고대 조상 숭배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가족 구성원들은 조상들이 산 자들을 보호해 주기를 바라며 돈을 태우거나 제사를 지내는 등의 의식을 행한다.

천 씨는 어머니 침대에 누워 지낸 지 열흘째 되던 날 몸이 약해지고 근육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앓았던 것처럼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였다.


천 씨는 병원에 갔고 의사들은 그에게 진드기 매개 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내렸다. 이 바이러스는 발열, 위장 장애를 유발하며 심한 경우 면역 기능 장애 및 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사들은 천 씨의 어머니가 진드기에 물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천 씨는 그녀의 침대에서 잠을 잔 후 남아있는 분비물에 접촉하여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 후 천 씨의 상태는 호전됐다.

의사들은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해충 퇴치제를 사용하고 진드기에 물린 후에는 즉시 진드기의 입 부분을 제거할 것을 권고했다.


이 이야기는 중국 본토 소셜 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누리꾼들은 "천 씨가 어머니를 공경하려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의 병은 분명 어머니께서 바라시던 바는 아닐 거다. 우리는 효도를 보다 과학적인 방식으로 실천하고 낡은 관습은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문화에서 또 다른 상충하는 관습은 불운을 막기 위해 죽은 사람의 소지품을 태우는 거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것이 미신이 아니라 질병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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