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액-상습 1만1009명 게시
내년 출범 체납관리단 인력 늘릴듯
내년 출범 체납관리단 인력 늘릴듯
불법 대북송금과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공동취재) 2024.07.12. |
국세청이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선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 등 고액 세금 체납자들의 인적 사항을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세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며 ‘강도 높은 체납 세금 추징’을 주문한 만큼 이번에 공개된 체납자들을 대상으로도 고강도 징수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 1만1009명의 명단을 국세청 누리집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2억 원 이상의 세금을 1년 넘게 내지 않은 이들이다. 올해 신규 공개 대상자는 개인 6848명(4조661억 원), 법인 4161개(2조9710억 원) 등이다.
가장 많은 세금을 체납한 개인은 권 회장으로 종합소득세 등 3938억 원을 내지 않았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도 증여세 등 165억 원을 내지 않아 개인 체납액 상위 10위에 들었다.
국세청은 이날 거짓 기부금 영수증 발급 등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24곳, 조세포탈범 50명,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자 4명,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 위반자 22명의 인적사항 역시 공개했다.
국세청은 체납 세금을 효과적으로 징수하기 위해 내년 3월 국세 체납관리단을 출범한다. 당초 3년간 실태조사 업무를 하는 실태확인원과 이를 지원하는 공무원 등 2000명을 고용할 계획이었다. 국세청은 경력단절여성, 청년층, 퇴직공무원 등을 실태확인원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국세청 업무보고에서 “체납관리단은 조세정의 차원에서도, 실업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며 “3000∼4000명 (수준으로) 즉시 늘려서 해도 절대 손해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필요하면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이라도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체납관리단의 인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업무보고 과정에서 체납관리단의 징수 목표와 관련해 “1400명 정도의 체납자를 대상으로 열흘 정도 시범 운영을 했는데 200여 명이 3억 원 정도를 현금 납부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65억 원을 분납하겠다고 계획을 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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