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자료 사진. 스페이스엑스(SpaceX) 로고 뒤로 일론 머스크의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
일론 머스크가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엑스(SpaceX)의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인정하면서, 진짜 상장도 전에 벌써부터 다른 우주항공 관련주까지 들썩이고 있다. 기업가치 1조달러(우리돈 약 1475조원)를 능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이 될 거란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이스엑스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은 여러 요인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경고도 함께 나오고 있다.
12일 로이터 통신은 “스페이스엑스가 상장사로 전환하더라도, 머스크가 수익성 높은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에 집중하기보단 그의 숙원인 ‘인류 화성 이주 프로젝트’에 자원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실제 테슬라의 경우에도 자동차 사업이 아니라 “인공지능(AI) 및 로보틱스 플랫폼”이라 지칭하는 등 연구개발 투자를 다방면에 확장해 투자자들의 속을 태웠다는 것이다. 퀼티 애널리틱스(Quilty Analytics)의 케일럽 헨리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엑스는 그동안 수십억달러를 실패 위험성이 큰 프로젝트의 연구개발에 투자해 왔고 그 중 일부가 오랜 투자 끝에 성과를 낸 것”이라며 “향후 투자자들 역시 이런 불확실성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스페이스엑스 그윈 숏웰 최고운영책임자(COO)은 “화성 정기 비행이 성공하기 전엔 상장 계획이 없다”고 시엔비시(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지난 1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상장 계획을 인정했다. 머스크는 내년께엔 인류 화성 이주를 목표로 개발중인 우주선 ‘스타십’을 무인 비행으로 화성에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그렇게 빨리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상장이 2027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엑스는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일부를 머스크가 꿈꾸는 우주 데이터센터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스페이스엑스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성-모바일 통신 사업이나, 우주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사업 등 추진 중인 신사업의 실현 가능성·시장성 등이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타링크의 성장성에 더해, 장기적으로는 ‘우주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앞으로의 기업공개를 재정적으로 떠받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길고 긴 위험 요인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 때처럼 스페이스엑스에 장기 베팅할 것이라고 본다. 로이터통신은 “스페이스엑스 개인 투자자들은 머리카락이 희게 셀 정도로 오랜 여정을 겪게 될 것”이라는 한 애널리스트의 말을 전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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