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공개
개인 6848명·법인 4161곳 달해
올 체납액 전년대비 13.7% 늘어
‘버닝썬’ 운영자는 조세 포탈범에
개인 6848명·법인 4161곳 달해
올 체납액 전년대비 13.7% 늘어
‘버닝썬’ 운영자는 조세 포탈범에
‘선박왕’으로 불렸던 권혁 시도그룹 회장이 400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지 않아 신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 1위에 올랐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도 증여세 등 165억 원을 체납해 명단에 포함됐다. 2019년 ‘버닝썬 게이트’로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클럽 버닝썬 공동 운영자였던 이문호·이성현 씨는 조세 포탈범으로 신규 공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국세청은 12일 고액·상습 체납자 6848명(법인 4161곳)과 불성실 기부금 수령 단체 24개, 조세 포탈범 50명의 인적 사항을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고액·상습 체납자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1년 이상 2억 원 이상의 국세를 내지 않은 사람들이다. 국세청은 압류·공매 등 강제징수 조치와 출국 금지, 체납 자료 제공 등 각종 행정제재에도 불구하고 체납액을 납부하지 않은 대상자의 명단을 공개했다.
올해 새로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는 개인 6848명(4조 661억 원), 법인 4161곳(2조 9710억 원)으로 총 체납액은 7조 371억 원에 이른다. 개인은 지난해 대비 815명(13.5%), 법인은 1134곳(14.5%) 각각 늘었고 총 체납액은 8475억 원(13.7%) 증가했다.
개인 체납자 1위는 한때 수백 척의 선박을 보유했던 권 회장으로, 종합소득세 등 총 4건의 세금 3938억 원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회장은 증여세 등 총 4건의 세금 165억 원을 미납해 10위에 올랐다.
국세청은 이날 사기 등 부정한 행위로 2억 원 이상의 국세를 포탈해 유죄판결이 확정된 조세 포탈범의 명단도 함께 공개했다. 2019년 마약·성폭력·불법촬영 등이 한꺼번에 터지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 인물도 포함됐다. 클럽 버닝썬을 공동 운영했던 이문호·이성현 씨가 각각 9억 1600만 원 상당의 부가세 등을 포탈한 혐의로 명단에 등재됐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의 명단 공개 조치가 체납자에게 실질적인 압박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체납자 사이에서 ‘한번 망신 당하고 말지’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24년도 고액·상습 체납 명단에 포함됐던 유명 인사들이 여전히 명단에 등재돼 있다.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쓴 작가 김진명 씨는 기존 체납액 28억 9100만 원을 해소하지 못했다. 개그맨 이혁재 씨와 ‘1세대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본명 권영민) 씨도 각각 2억 2300만 원(부가세 등 4건), 3억 4300만 원(종소세 등 3건)을 내지 않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압류·공매 등 강제징수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재산 은닉 또는 강제징수 회피 혐의가 있는 경우에는 실거주지 수색, 소송 제기, 면탈범 고발 등 재산 추적 조사를 엄정하게 실시해 조세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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