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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아치 그레이는 억울했다.
지난 시즌 손흥민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그레이는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뒤 손흥민과 연락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다. 번호를 바꾼 손흥민의 새 연락처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레이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해 자신에게 왜 연락을 하지 않았냐고 한 손흥민에게 그의 새 연락처를 모르니 연락을 못 할 수밖에 없다며 억울해했다.
손흥민은 지난 10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의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6차전에 맞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올 여름 갑작스럽게 토트넘을 떠난 손흥민이 홈 팬들에게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자 토트넘 구단에서 손흥민에게 연락을 취해 만든 자리였다. 토트넘은 지난 3일 손흥민이 슬라비아 프라하전에 앞서 토트넘 팬들에게 인사할 시간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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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손흥민에게 전달할 수탉 트로피를 준비했고, 손흥민의 런던 방문일에 맞춰 팬 자문위원회와 협력 하에 토트넘 하이 로드에 그의 벽화를 그렸다.
벽화에는 손흥민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세리머니인 '찰칵 세리머니'를 하는 손흥민의 모습과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허리춤에 태극기를 두르고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는 손흥민의 뒷모습이 새겨졌다. 또한 손흥민의 그림 위에는 "쏘니, 토트넘의 레전드"라는 문구가 추가로 쓰였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런던에 도착한 손흥민은 레들리 킹과 해리 케인의 벽화를 담당한 아티스트 그룹 '머월스'가 제작한 벽화를 보고 기념 사진을 찍은 뒤 경기 시간에 맞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토트넘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킹이 전달한 수탉 트로피를 받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당시 손흥민은 "쏘니(손흥민)가 여기에 왔다"며 "여러분들이 나를 잊지 않기를 바랐다.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은 엄청난 시간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나는 언제나 스퍼스다. 항상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언제나 내게 집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여러분들을 잊지 않겠다. 언제나 나와 함께 있어 주시기를 바란다. 언제든 LA에 와달라. 모두 사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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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행사 전후로 지난 시즌까지 함께 호흡을 맞췄던 토트넘 동료들도 만났는데, 특히 토트넘이 기대하는 19세 유망주 그레이와의 만남이 화제다.
두 사람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영상은 토트넘의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라왔다.
손흥민은 그레이를 만나자 "(그레이로부터) 팀을 떠난 이후로 문자 한 통도 못 받았다. 단 한 통도 말이다"라고 했다.
그레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레이는 "이유를 설명해 줄까요? 왜 그랬는지 알고 싶으세요?"라며 "누군가 번호를 바꾼 것 같더라고요. 새 번호로 말이죠. 누구일까요"라고 받아쳤다.
그레이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그레이가 지난 시즌 팀의 주장이었던 선수이자 토트넘 역대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인 손흥민에게 연락을 하기 싫어서 안 했을 가능성은 낮다. 그레이의 해명대로 그가 손흥민에게 전화나 문자를 한 통도 하지 못한 이유는 손흥민의 연락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그레이의 주장에 믿음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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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관련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손흥민과 아치 그레이가 카메라 앞에서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전 토트넘 주장 출신인 손흥민은 그레이가 자신이 지난 여름 LAFC로 이적한 이후 자신에게 한 번도 문자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며 두 사람이 나온 영상에 주목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아치 그레이는 토트넘을 떠난 손흥민의 번호를 모르는 것 같다"며 "손흥민은 그레이가 자신에게 몇 달 동안 연락하지 않았다고 농담조로 말했지만, 리즈 유나이티드 출신 스타인 그레이에게는 그럴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 사이의 유쾌한 대화는 손흥민이 여전히 토트넘의 라커룸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바라봤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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