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시즌 도중 영입한 기성용(36)과 동행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포항은 11일 오후 9시 15분 필리핀 카파스의 뉴클라크시티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ACL2) 조별리그 6차전에서 전반 18분 터진 안재준의 결승골에 힘입어 카야FC(필리핀)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포항은 2025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4승 1무 1패로 승점 13을 기록하며 탬파인스 로버스(싱가포르)에 이어 H조 2위를 차지했다. 이미 16강 진출이 조기 확정됐던 포항이지만, 끝까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경기 후 박태하 감독은 "한 시즌의 유종의 미를 거둔 경기였다. 쉽지 않은 원정경기였다. 상대와의 경기력 차이를 떠나서 마무리를 잘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리그와 ACL 모두 마무리되었는데 선수들의 땀과 노력으로 많은 것을 이뤄냈다.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먼 곳까지 오셔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 한국에 계신 팬들께도 한 해 동안 많은 응원과 성원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안재준도 "원정 경기는 또 다른 힘듦이 있다. 동료들이 열심히 해주고 준비해온 것들이 나와서 득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옆에서 도와준 동료들에게 득점의 공을 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태하 감독은 베테랑 풀백 신광훈을 센터백으로 활용했다. 그는 "상대팀 전방에 있는 선수들의 키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물론 큰 선수도 있었지만 신광훈이 경험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기 자체를 우리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우리가 상대를 제압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태하 감독은 "경험 있는 선수를 다 출전시키고 싶었다. 사실 기성용도 선발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제 훈련하면서 근육에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진다 해서 선발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신광훈과 백성동 두 베테랑 선수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기성용이 근육 불편에도 불구하고 교체 출전했다. 박태하 감독은 "기성용의 경기력이 우리 팀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줬다"라며 "나는 조금 더 했으면 좋겠는데 아직 결정을 해주지 않는다. 선수가 좀 더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 한다. 감독으로서 내년에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생각한다. 6개월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것을 보여줬고 충분히 잘 해줬다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신광훈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박태하 감독은 "신광훈의 역할이 팀에 많은 도움이 됐다. 시즌 초 팀에 부침이 있었다. 그때 팀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신광훈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잘 따라와 줬다"라며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은 선배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가고, 후배들이 선배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잘 따라와 준다는 점이다. 앞으로 포항이 이런 철학을 계속 가지고 간다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안재준은 "복귀하고 몇 경기를 뛰었지만 포인트가 없어서 조급함이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기다려주신 덕분에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내년 시즌 준비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다음 시즌을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지 묻자 "감독님만의 축구가 있기 때문에 감독님의 방향성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안재준은 기성용에 대해 "형이 처음 와서 같이 훈련했을 때 선수로서 신기하기도 했다. 거리감 없이 친근하게 다가와 주셔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성용이 형뿐만 아니라 모든 고참 형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주는 자세는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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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항,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