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파업'·'승객 볼모'에 "속 터져"…"불편 감수해야" 목소리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승강장 |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기자 = 서울 1∼8호선 지하철 파업이 극적으로 철회된 12일 오전 7시 50분께. 2호선 시청역과 영등포구청역 승강장은 출근하는 시민들로 복잡한 모습이었다. 강추위에 목도리, 장갑 등으로 몸을 감싼 직장인들이 열차 입구마다 줄을 섰고, 급히 뛰어나오는 환승객이 몸을 부딪히기도 했다.
시민들은 연말에 서울교통공사 노조 파업과 준법운행,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회 등으로 출퇴근길에 교통 불편을 겪는 일이 많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영등포구청역에서 만난 김모(52)씨는 "과거 파업 때 회사에 늦은 적이 있어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다"라며 "파업을 연말에 하며 승객들을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하려는 게 있지 않나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지하철 노조 파업 철회, 지하철 정상 운행 |
김태선(55)씨는 "평소 같으면 편하게 가는 시간에 사람이 많아 꽉 껴서 가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속 터진다"라면서도 "심정은 이해하지만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이기에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에서 성수역으로 향하던 이지혜(35)씨도 "출퇴근 시간에 불편함을 느꼈다"라며 "원래는 파업을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불편한 일이 반복되니 좀 화가 난다"고 했다.
정승은(29)씨는 "파업이 있을 때마다 배차간격이 길어져 불편했다"라며 "극적인 순간까지 파업마다 실제 출근 시간대가 되면 철회하는데 이런 그림이 반복되면 노조를 잘 안 믿게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 승강장 |
노조의 파업 취지에 공감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기 군포에서 충정로역으로 출근한다는 고현경(33)씨는 "원래 일찍 나오는데 파업으로 시간이 조정되면 그것까지 대비해야 하니 힘들다"면서도 "노동자의 권리가 확보돼야 하니까 투쟁이 있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동섭(63)씨도 "파업 자체는 노동자의 권리다. 당연한 권리이니 행사하는 거고 그로 인한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협상은 이날 오전 6시께 노조의 파업을 목전에 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파업 철회와 준법운행 종료로 지하철은 정상 운행 중이다.
서울지하철 노조 임단협 타결로 파업 철회 |
s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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