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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 SMR 전용공장 내년 첫삽···"2030년 모듈 60기 수주" [biz-플러스]

서울경제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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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 SMR 전용공장 내년 첫삽···"2030년 모듈 60기 수주" [biz-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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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 2028년 가동 목표로 조성
연간 20대 규모 생산능력 확보
2019년 뉴스케일 등과 파트너십
공급권·전략적 투자 진출 밑작업
日·獨보다 기자재 공급 능력 앞서
롤스로이스 등 추가 공급 가능성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국내 첫 소형모듈원전(SMR) 전용 공장을 세운다. 2030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SMR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기자재 공급 능력을 선제적으로 갖추겠다는 의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1분기 중 경남 창원에 SMR 전용 공장을 착공한다. 현재 경상남도·창원시와 행정·재정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2028년 본격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용 공장을 통해 연간 20대의 SMR을 만들 수 있는 기자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는 창원 공장의 대형 원전 생산라인 5개 중 1개를 활용해 매년 만들 수 있는 제품은 SMR 12대 분량에 그치고 있다. 전용 공장이 본격 가동될 경우 SMR 제작 능력이 66% 증가할 뿐 아니라 대형 원전 생산능력까지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뉴스케일파워와 엑스에너지의 사업 구체화에 따라 SMR 전용 생산 시설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며 “SMR 초도 사업 가시화 및 사업 확대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본격적으로 SMR 기자재 양산 시설을 가동해 2030년을 전후로 본격 개화하기 시작할 SMR 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파트너십을 맺은 뉴스케일파워·엑스에너지·테라파워와 2030년까지 누적 60기의 SMR 모듈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원전(SMR) 기자재 전용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은 2030년을 전후로 개화되는 전 세계SMR 특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재 뉴스케일파워·엑스에너지(X-Energy) 등 글로벌 SMR 기업들은 각각 실증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폭발적으로 성장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주기기 제작 기간을 3개월까지 줄이는 개발을 진행하는 등 초격차를 완성해나가고 있어 기술력과 SMR 전용 공장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SMR 시장 규모는 2050년 375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MR은 300㎿ 미만의 소형 발전 시설인데 25년 뒤 약 1000개 이상의 SMR이 전 세계에 도입되는 셈이다. 현재 17개국에서 83개 노형을 개발 중이며 오픈AI 등 빅테크들 역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SMR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부터 SMR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의 뉴스케일파워 등 여러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갖춰왔다. 미국의 SMR 선도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와는 2019년 원자로 모듈에 대한 제작성 검토 용역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국내 투자자와 총 4400만 달러를 투자해 SMR 핵심 기자재 공급권을 따냈다. 2021년에도 6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협력 체계를 공고히 했다. 2022년에는 원자로 모듈 소재 제작 계약을 맺었고 이듬해 실제 제작에 착수했다.

엑스에너지와는 2021년 SMR 주기기 검토 용역 및 시제품 제작을 수행하기로 했다. 2023년에는 DL이앤씨와 함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테라파워와도 지난해 원자로 보호 용기, 원자로 지지 구조물, 노심 동체 구조물 공급사 계약을 맺고 현재 와이오밍주에 짓고 있는 데모플랜트에 기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일찌감치 미국의 SMR 선도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시장이 본격 개화하기 시작할 때 일방적인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세 곳을 기반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2030년까지 누적 60기 이상의 SMR 모듈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각 프로젝트의 상용화 시점이 빨라질수록 시장의 개화 속도와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력도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파트너십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초격차 확보로 이어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일본·독일 등 다른 제조 강국보다 SMR 기자재 공급 능력이 한참이나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간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들에 납품한 실적과 그에 따른 품질 신뢰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17개월이 걸리는 SMR 주기기 제작 기간을 3개월로 단축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다른 경쟁사와의 초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전용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점을 기점으로 매출 역시 한 단계 ‘퀀텀점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SMR이 상용화되기 시작하면 추가 증설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트너십이 확장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도 두산에너빌리티에 긍정적이다. 뉴스케일파워는 최근 테네시밸리전력청(TVA), 전력 개발사인 엔트라1과 SMR 건설 프로그램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총 6GW 규모로 72개의 모듈이 배치되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엔트라1이 뉴스케일파워와 주기기 공급계약을 맺은 뒤 뉴스케일파워가 두산에너빌리티에 주기기 제작 계약을 맺는 방안이 유력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밖에도 업계에서는 미국 GE히타치, 영국 롤스로이스 등에도 SMR 기자재를 공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SMR을 차세대 에너지 핵심 전략으로 밀어붙이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는 GE히타치·롤스로이스 등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추가 기자재 공급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며 “SMR 시장 성장세가 본격화하는 2028년을 기점으로 SMR 신규 수주를 통해 매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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