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한 상태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조선중앙TV가 방영한 북한판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면, 우리를 한국으로 부르며 인민군이 태극기를 찢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이 '새시대 영화 혁명의 산아'라고 주장하는 영화 '72시간'입니다.
총알이 날아다니는 특수효과에 대규모 인원이 동원된 전투 장면 폭발이나 화재 장면도 이어집니다.
6·25가 남한의 침공으로 시작됐다는 북한식 억지주장은 기존과 동일한데, 과거 영화와는 달라진 표현들이 눈에 띕니다.
[북한 영화 '72시간' :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 큰 싸움을 벌인대요. 6월 말경이라는지.]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이후 제작된 만큼, 남조선이 아닌 한국이라는 호칭을 그대로 쓴 것입니다.
인민군이 태극기를 찢는 장면이 등장하더니, 서울을 점령하는 장면에서는 인공기가 게양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배우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듯한 대사를 합니다.
[너 이걸 보니. 우리의 국기가 오른다.]
72시간은 지난해 6월 평양 대동문영화관에서 상영된 이후 올 1월과 7월 조선중앙TV를 통해서도 방영됐습니다.
인민군 사상자가 막대했다는 것을 부각하려는 듯 시신이 즐비한 장면을 보여주는 등 남한에 대한 적대감을 높일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했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총비서가 영화 제목을 단 것은 물론 대본과 배우 캐스팅, 연출까지 전체 공정을 일일이 세밀하게 지도했다고 선전했습니다.
[화염이 날리는 촬영 현장에 나오시어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시대적 환경 하나하나 품 들여 보정해 주시고.]
북한 영화에서 보기 드문 남녀의 애정신도 등장하는데, 외국 영상물을 접하면서 눈이 높아진 북한 주민들을 고려한 나름의 파격적 연출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화면제공 : 주북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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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해서 김아영 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Q.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관련 통일부 설문조사 결과는?
[김아영 기자 : 통일부가 평화 통일 인식 조사를 목적으로 한국 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결과인데요. 성인 남녀 1천5명을 대상으로 물었습니다. 북한의 주장은 한국이 제일 적대적 국가이고, 과거처럼 통일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거잖아요. 10명 가운데 8명 가까이, 그러니깐 77.8%의 응답자가 부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적대적 두국가론을 들고 나오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평화적인 두 국가론' 이야기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데, 관련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남북을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 설정하자는 것에 동의하냐고 물었더니 69.9%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자체에는 다만 '통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64.6%가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Q. '평화적 두 국가 관계'에 북한 호응할까?
[김아영 기자 : 지금 북한의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두 국가 관계가 아닌 적대성을 기본으로 한 두 국가론이기 때문입니다. 단절 상태를 풀자는 취지로 이 밖에도 여러 아이디어들이 제기가 되고 있는데요.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특보를 지낸 문정인 교수는 아예 우리 헌법상에 있는 영토 조항 개정을 논의하면 북한이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정동영 장관은 그러나 헌법 개정 문제는 현실정치에서는 폭발물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실현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초부터 비무장 지대 북측 지역에 방벽을 설치하면서 우리와 단절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금 쓰는 표현도 군사분계선이 아닌 남부 국경선인데요 단절 조치 강화하느라 자꾸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넘어오고 있는데 우리가 우발적 충돌을 막자며 남북 군사회담 제안했습니다만, 한 달 가까이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김아영 기자 ni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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