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RE코리아 제공 |
지난해 국내 건설·부동산 기업 대출 대출 잔액이 361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 기업 투자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빠른 확장이 구조적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선별적 확장’과 ‘리스크 관리 병행’ 기조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는 11일 발표한 ‘2025 한국 대주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국내 상업용 부동산 대출금은 361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국내 은행, 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 44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CBRE코리아는 “장기간의 저금리 정책, 상업용 부동산 시장 확장, 기업의 시장 참여 확대, 자산 가격 상승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유동성 리스크와 자산 편중 등 구조적 부담이 누적돼, 향후 시장 전반에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중 62%가 “내년에는 대출을 올해보다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CBRE코리아는 이를 “우량 자산 중심의 선별적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확대 전략”으로 해석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며, 고위험 자산 노출은 줄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갖춘 핵심 자산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는 양상이다.
대주들의 금리 전망은 다소 신중했다. 응답자의 84%는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2.00~2.25%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했지만, 내년 중 실질적인 인하 효과가 반영되며 시장 유동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이 집중되는 자산군도 뚜렷하다. 대주들은 ‘안정화된 오피스’(75%)와 ‘상온 물류센터’(59%)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두 자산 모두 낮은 공실률과 임차 수요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코어(Core)’ 자산으로 평가된다. 반면 데이터센터와 코리빙(co-living)은 전략적 자산으로 부상하며 미래형 섹터로 분류됐다.
대출 심사 기준은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됐다. 신규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은 주로 51~70% 구간에 집중됐고, 71% 이상으로 답한 기관은 소수였다. 비은행권 역시 LTV 70% 이상 대출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상환능력비율(DSCR)은 1.3~1.4배 수준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해, 과거(1.1~1.2배)에 비해 현금흐름 안전마진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리스크도 누적되고 있다. 브릿지론과 토지담보대출의 연체율은 각각 17%, 30%를 넘어서며 부실이 심화됐다. 본PF 연체율도 2023년 0.96%에서 올해 2.6%로 급등했다. 금융기관들은 물류·오피스 개발 PF에 대해 자기자본 최소 30% 이상 투입을 요구하는 등 보수적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최수혜 CBRE 코리아 리서치 총괄 상무는 “내년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시장이 전략 전환의 초입에 들어서는 시점”이라며 “우량 자산 중심의 확장이 유동성 회복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등 미래형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하면서, 시장은 리스크 통제·수익성·현금흐름 안정성의 세 축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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