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600만 번째 관람객(우측)과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왼쪽 3번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국립중앙박물관이 11일 600만 관람객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썼다. 80년 역사상 최다 수치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박물관 중 5위권에 속하는 수준이다. 중앙박물관은 우리 문화의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라며 대형 전시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쯤 중앙박물관은 용산구 중앙박물관에서 관람객 600만명 돌파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600만번째 관람객은 분당에서 쌍둥이를 데리고 온 노용욱씨(40)다. 600만 관람객 돌파 후 첫 외국인 관람객에게도 부상이 수여됐다. 유홍준 관장은 이들을 축하한 뒤 "600만이라는 기록은 (관람객들의) 신뢰와 사랑을 보여주는 상징적 숫자"라고 말했다.
연간 관람객이 600만명을 넘긴 건 1945년 개관(당시 국립박물관) 이후 처음이다. 개관 첫 달 관람객은 4500명에 그쳤지만 꾸준히 증가해 올해까지 약 1억명의 누적 관람객이 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올해의 인기는 우리 문화를 소재로 한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와 '뮷즈'(박물관 기념품)의 흥행 등이 한 데 겹쳐진 결과다.
/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
세계적인 박물관·미술관과 비교해 봐도 뒤지지 않는 수치다. 미술 전문 매체 '아트 뉴스페이퍼'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 박물관 중 1위는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874만여명)이며 2위는 바티칸 박물관(683만여명), 3위는 대영박물관(648만여명)이다. 이들 박물관의 관람객이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되는 만큼 국립중앙박물관이 4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573만여명)을 제치고 'Top 5'에 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지역 국립박물관의 관람객 수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전국 13개 소속 박물관의 누적 관람객 수는 지난 10일 기준 1380만여명으로 프로야구 연간 관중수(1231만여명)을 웃돌았다. 국립민속박물관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을 합하면 1697만여명으로 올해 1700만명 돌파는 기정사실이 됐다.
박물관 인기를 견인한 '뮷즈'의 매출도 지난 11월 기준 356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년도 연간 매출(213억여원)을 이미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이달 중으로 매출 4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인기 상품들은 연말인 현재 대부분 매진됐으며 온라인 동시 접속자가 60만명을 넘기는 등 인기도 꾸준히 상승세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0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 = 뉴스1 |
중앙박물관은 관람객 수 확대를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7월 유홍준 관장이 취임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이슬람실'의 문을 열고 '사유의 방', '외규장각 의궤실' 등 1가지 주제를 심화해 상설 전시를 개편했다. 참여형 행사나 다감각 체험 공간, 감각 전시실 등도 큰 호응을 얻었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세대와 취향을 넘어 박물관이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협력도 늘렸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함께 세계적인 수집가 '로버트 리먼'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전시를 마련했으며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과 특별전도 기획했다. 맥스 홀라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관장, 세계적 이슬람연구자인 무니아 셰크합 아부다야 박사 등 세계적인 석학도 잇달아 중앙박물관을 방문했다.
중앙박물관은 이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우리 국민이 일상 속에서 박물관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지역 박물관과 협력해 '2000만 관람객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유홍준 관장은 이날 "중앙박물관과 소속박물관은 함께 더 높은 수준의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한민국 문화의 심장으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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