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형 자문기구 ‘의료혁신위원회’ 출범
“의견 수렴 기능뿐 결정권 없다” 우려도
“의견 수렴 기능뿐 결정권 없다” 우려도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의료혁신위원회 논의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
이재명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 전반을 논의할 의료혁신위원회가 11일 출범했다. 의료계 중심으로 꾸려졌던 지난 정부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와 달리 의료계, 환자, 소비자, 청년세대 등 각계를 대표하는 위원들이 참여해 공론 기능을 확대했다. 하지만 의견 수렴 기능만 있고 결정 권한이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의료혁신위원회를 열고 위원회 운영 계획과 의료혁신 의제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국무총리 직속의 자문기구로서, 총리가 지명하는 위원장·부위원장 각 1인을 포함한 민간위원 27인과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복지부 관계자 등 총 30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자 전남 순천에서 소아청소년·분만 병원을 오랫동안 운영해온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맡았다. 정 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일하며 병상 부족 사태 대응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부위원장은 여준성 전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비서관이 맡았다.
위원회는 앞으로 매월 1회 이상 개최돼 구조적 해법이 필요한 의료체계 문제와 혁신 전략을 논의한다. 또한 주요 의료정책 검토·자문을 하고, 쟁점 과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대안 제시도 할 예정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를 꾸리고 의료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의개특위 위원들 다수가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 공급자 단체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의료혁신위원회는 수요자·전문가 위원이 전체 위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도록 구성했다.
의료혁신위원회는 의료혁신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 의료혁신 시민패널을 두기로 했다. 100~300명 규모의 시민패널은 위원회에서 다룰 의제를 선정하고, 공론화가 필요한 주제에 대해서 논의해 권고안을 마련한다. 위원회 회의록은 ‘국민 모두의 의료(가칭)’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의료혁신위원회가 자문 역할에 머무르면서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최종 의사 결정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 공식 심의체가 맡고 있어서다.
이날 위원회 개최 후 브리핑에서 “위원회에 정책의결권은 없고 사실상 자문기구 형태로 운영되는데, 위원회를 거쳐나온 정책적 제언을 어떻게 정부의 의사 결정 구조에 반영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손영래 의료혁신추진단장은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정책 의제 후보군 자체를 위원회가 마련할 예정”이라며 “법적으로 권한이 있는 부분을 혁신위가 침해할 수는 없지만, 혁신위 건의 방향에 맞춰 복지부가 실행계획을 짜겠다”고 답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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