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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일째 쿠팡 '고강도 압수수색'…"'적법 절차'에 시간 걸릴 것"

머니투데이 민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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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일째 쿠팡 '고강도 압수수색'…"'적법 절차'에 시간 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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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해 경찰이 2차 압수수색을 벌인 10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해 경찰이 2차 압수수색을 벌인 10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경찰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관련 쿠팡을 3일째 압수수색 중이다. 3370만명 정보가 노출된 만큼 자료량이 방대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추후 문제 소지가 없기 위해 적법 절차를 지켜가며 강제수사에 나선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봤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1일 오전 9시40분쯤 송파구 쿠팡 본사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이번이 3일째 압수수색이다. 경찰은 지난 9일부터 매일 약 10시간에 걸친 고강도 압수수색을 벌이는 중이다.

쿠팡 압수수색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들여다볼 자료가 많기 때문이다. 사이버 범죄 특성상 디지털 증거 수집을 위해 데이터를 똑같이 복제하는 '이미징' 작업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를 선별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혐의와 관련 없는 파일을 복제하는 행위는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 압수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서버 그대로 복제한다면 쿠팡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 3370만건에 대한 유출이기 때문에 부가적으로 여러 정보가 섞여 있을 것"이라며 "자료량도 워낙 크니 압수수색을 끊어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태진 평택대 국가안보대학원 교수도 "데이터는 무형의 자산이기 때문에 서버 안에 다른 자료까지 딸려 들어올 소지도 있다. 사측에서 항목별 분류를 해놓지 않았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며 "자료 양도 방대하지만 수사 기관 입장에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증거 수집 단계를 철저히 지키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선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시스.

경찰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선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시스.



압수수색 과정은 절차적으로 까다롭다. 수사기관이 압수 물품이 추후 증거로 인정받으려면 집행과정에서 관계자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 2015년 대법원은 배임 의혹이 제기된 제약사 회장 사무실을 검찰이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며 압수 물품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황 교수는 "수집된 데이터가 증거 능력으로 인정받으려면 이미징 과정에서 증거 오류나 조작이 되면 안 된다. 쿠팡도 관리자 입회하에 서버를 복제하고 있을 것"이라며 "수사기관이 경찰 압수 내역을 보고 기소를 할 텐데 (잘못된 증거가 있다면) 회사에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편 경찰이 압수한 물품에 대한 분석도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 교수는 "디지털포렌식은 3~4개월 걸릴 것 같다"며 "IP(인터넷주소)는 금방 확인되지만, 외부에서 유입된 IP가 하나였는지 혹은 여러 개인지 등 자세하게 확인할 부분이 많다. 포렌식 장비도 여러 개를 쓰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앞서 경찰은 사건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확보된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자 △유출경로 △유출원인 등 사실관계를 종합 규명할 예정이다.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피의자는 중국 국적 전직 쿠팡 직원 A씨다.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방 침입과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됐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이정우 기자 vanill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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