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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수백 개가 찌르는 고통…故김지미 사망케 한 ‘그 병’의 정체 [수민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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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수백 개가 찌르는 고통…故김지미 사망케 한 ‘그 병’의 정체 [수민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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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순위 최상급 ‘지옥의 병’ 대상포진

주로 노인에게 발병…면역력 약하면 사망까지
예방법은 백신접종…50세 이상 성인 접종 권장
지난 7일 별세한 배우 김지미가 대상포진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직접 사인은 저혈압에 의한 쇼크다. 대상포진은 물집과 함께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는 질병이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이 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 감염 후 신경세포 속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가 들거나 면역 기능이 약해지면 재활성화돼 대상포진을 일으킬 수 있다.

故 배우 김지미(왼쪽), 대상포진 환자 몸에 생긴 붉은 반점과 물집 모습.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故 배우 김지미(왼쪽), 대상포진 환자 몸에 생긴 붉은 반점과 물집 모습.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대상포진은 주로 60세 이상 성인에게 발병한다.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젊은 나이에도 대상포진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몸 한쪽에 국한된 통증이다.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먼저 나타난다. 수일 뒤 같은 부위에 붉은 반점과 작은 물집이 무리를 지어 띠 모양으로 생긴다. 주로 옆구리, 얼굴, 눈 주변에 많이 발생하며, 몸통, 다리 등 전신 어디에든 생길 수 있다. 대상포진 초기에는 발열·몸살·두통이 동반돼 감기나 심장·소화기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치료는 손상된 신경의 민감도를 낮춰주는 약물을 사용한다. 신경통 전용 약과 함께, 통증 부위에 붙이는 패치형 국소 마취제도 효과가 좋다. 초기 단계에서 박동성 고주파 같은 시술 치료도 병행할 수 있다.

대상포진 예방법은 백신접종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생애 한번 접종하며, 1회 접종하는 생백신과 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사백신(유전자재조합)이 있다.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된다.


평소에 충분한 수면, 적당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 금연, 금주도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면역력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편 대상포진 백신이 노년기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매를 확실히 예방할 방법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의대 연구진은 영국 웨일스 노인 28만여명의 대규모 의료 기록을 재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백신을 맞은 사람이 맞지 않은 사람보다 이후 7년간 치매에 걸릴 확률이 20% 낮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2일 국제 학술지 ‘셀’에 게재됐다.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약 5500만명이 겪고 있다. 매년 1000만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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