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세계일보 언론사 이미지

따뜻한 국물이 그리운 계절…한국인 90%가 놓친 ‘불편한 진실’

세계일보
원문보기

따뜻한 국물이 그리운 계절…한국인 90%가 놓친 ‘불편한 진실’

속보
경찰, '개인정보 유출' 쿠팡 사흘 연속 압수수색
겨울이면 혈압이 먼저 오른다…“국물 한 컵만 줄여도 절반이 낮아집니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은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부담이 큰 계절이다.

실내외 온도 차, 활동량 감소, 뜨끈한 음식 선호 등 생활 패턴 자체가 혈압 상승 요인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겨울은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계절이다. 추위 속 활동량 감소와 나트륨 섭취 증가는 ‘최악의 조합’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

겨울은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계절이다. 추위 속 활동량 감소와 나트륨 섭취 증가는 ‘최악의 조합’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진료가 가장 많은 달은 매년 12월이었다.

◆추위가 오면 혈관은 ‘즉시 반응’

전문가들은 “겨울철 혈압 관리는 약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생활습관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한국인이 과도하게 섭취하는 염분은 혈압을 자극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겨울철 혈압 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혈관 수축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혈관 벽이 수축하고 혈압이 자연스레 올라간다.


더 큰 문제는 실내외 온도 차다. 난방이 된 집 안에서 따뜻하게 있다가 찬바람을 맞으며 외출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했다가 다시 확장되면서 혈압 변동 폭이 커진다.

이는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심혈관 사고 위험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약 먹고 있으니까 괜찮다?”…가장 위험한 오해


많은 환자가 ‘약을 먹고 있으니 혈압이 오르는 건 문제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혈압약은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지만 나쁜 생활습관을 상쇄할 만큼 강력한 해결책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약물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은 두 날개처럼 함께 가야 한다”며 “생활습관을 방치하면 약효를 떨어뜨리고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고 지적한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 “권고량의 4~6배”

고혈압 관리에서 가장 먼저 손봐야 하는 것은 ‘염분 줄이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소금 5g(나트륨 2g)을 권고하지만, 한국인의 실제 섭취량은 15~25g 수준으로 4~6배에 달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뜨끈한 국물 요리 섭취가 증가해 나트륨 섭취량은 자연스레 더 늘어난다. 찌개·국 종류 한 그릇만으로도 하루 권장량 절반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흔하다.

전문가들은 “소금을 줄이기 어렵다면 우선 국물 섭취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매끼 국물 한 컵(약 200㎖)을 덜 마시면 하루 소금 섭취량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온도 변화에 의한 혈압 변동이 커진다. 따뜻한 옷차림과 규칙적 활동으로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게티이미지

나이가 들수록 온도 변화에 의한 혈압 변동이 커진다. 따뜻한 옷차림과 규칙적 활동으로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게티이미지


생활 속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국물 덜 먹기다.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은 최대한 남겨야 한다.

가공식품도 줄여야 한다. 즉석식품·라면·햄·소시지는 나트륨 함유량이 특히 높다.

실내외 온도차도 낮춰야 한다. 외출 전 얇은 겉옷을 하나라도 더 걸쳐야 한다.

실내 운동도 필요하다. 가벼운 스트레칭·제자리 걷기만으로도 혈압 안정에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 “나이 들수록 체온조절 능력↓…혈압 변동 폭↑”

나이가 들수록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혈압 변동 폭이 커지기 때문에 고령층은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혈압이 자연스럽게 상승한다”며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는 혈압 변동 폭을 키워 심혈관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혈압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생활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된다. 나쁜 생활습관을 방치하면 약효를 무력화시키고 합병증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고혈압 관리는 작은 생활 변화에서 시작된다. 특히 염분 섭취 조절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한 건강 전문가는 “겨울은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계절이다. 추위 속 활동량 감소와 나트륨 섭취 증가는 ‘최악의 조합’이 될 수 있다”며 “과도한 실내외 온도 차는 혈관을 반복적으로 수축·이완시키며 혈압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외출 전후 체온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물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은 두 날개처럼 함께 작동해야 한다. 어느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나이가 들수록 온도 변화에 의한 혈압 변동이 커진다. 따뜻한 옷차림과 규칙적 활동으로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염분 줄이기가 어렵다면 △국물 덜 먹기 △반찬 양 줄이기 △가공식품 최소화 △집에서 싱겁게 조리하기 같은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야 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