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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의 시대...한국은 첫발도 못뗐다 [스테이블코인 시대 열린다]

파이낸셜뉴스 예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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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의 시대...한국은 첫발도 못뗐다 [스테이블코인 시대 열린다]

속보
'주한미군 현수준 유지' 美국방수권법안 하원 통과
美·日·유럽 등 규제 정비 마무리
내년부터 민간중심 서비스 예고
2030년 시장 4조달러 넘보는데
한은-금융위 제도 논의 지지부진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국의 규제체계가 일제히 완성되면서 글로벌 결제질서가 재편되고, 민간 금융사 중심의 발행·정산 서비스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씨티그룹이 발간한 '스테이블코인스(Stablecoins) 2030'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는 올해 2820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에는 최대 4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측된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기관 시장에서 블록체인의 '챗GPT 모멘트'를 촉발한 기술"이라며 "미래 화폐 시스템에서 역할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규정했다. 챗GPT 모멘트는 특정 기술이 실험 단계에서 벗어나 제도권·대중 시장에서 폭발적인 채택을 이루는 전환점을 의미한다.

실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환경도 내년을 기점으로 사실상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법(GENIUS Act)'의 하위 규정은 내년 7월까지 마련되고, 오는 2027년부터 적용된다. 유럽연합(EU)도 내년 중 암호자산 규제(MiCA)를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은행·전자결제업자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인가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안착될 전망이다.

여기에 해외 민간 금융사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JP모건은 기관 간 실시간 결제·정산망 'JPM코인'을 미국 내 운영 단계에서 벗어나 글로벌 파트너 은행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페이팔은 자사 스테이블코인(PYUSD)의 결제 적용범위를 주요 디지털 상거래 플랫폼으로 넓히고 있다.

비자 등 글로벌 결제기업도 USDC(서클의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PYUSD 등을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결제 기능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제도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밑그림을 아직 그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외환·결제 안정성 중심의 검토를 이어가고 있고, 금융위원회는 발행주체와 자본규제, 준비금 구조 등에 대한 조율을 진행 중이나 사업자 인가범위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민간 금융권은 "정부안이 나와야 전략을 짤 수 있다"는 기류가 강해 파일럿 테스트나 프로토타입 설계가 제한적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발행량·거래량·기관 프로젝트 숫자가 동시에 늘고 있다. 내년은 글로벌 확산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빨라질 것"이라며 "이런 흐름이 본격화되면 2027년에는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을 안 하는 금융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재편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한국만 규제 틀이 확정되지 않아 시장참여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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