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자료사진 |
경찰이 ‘3대 특검 인계 사건’과 함께 여권 인사가 연루된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사건까지 이첩받았다. ‘정치적 외풍’과 특별수사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경찰이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10일 통일교의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금품 제공 의혹 수사를 위해 특별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사건을 이첩한 지 하루 만이다. 경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이 있는 일부 사건의 공소시효(7년)가 올해로 만료되기 때문에 수사팀 구성을 서둘렀다고 밝혔다. 수사팀장은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박창환 총경(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이 11일 경찰로 복귀해 맡을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일 ‘3대 특검’이 매듭짓지 못한 사건을 수사하겠다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김보준 경무관)를 발 빠르게 꾸렸다. 이명현 특검팀이 넘긴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 수사팀과 수사지원팀에 각각 14명씩을 배치했다. ‘내란·김건희 특검’ 수사가 종료되면 경찰은 특수본 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3대 특검’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자 경찰 내부에서는 ‘특검의 시간’을 대신할 ‘경찰의 시간’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지만 현역 여당 정치인들이 연루된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까지 경찰로 넘어오면서 부담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경찰이 그동안 ‘살아 있는 권력’에 약한 모습을 보였고, 경찰의 수사 역량과 의지에 대한 세간의 의구심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재명 정부 들어서 여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었던 이춘석 무소속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포착됐지만,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 사건에서는 이 전 위원장을 무리하게 체포했다가 법원의 체포적부심 인용으로 풀어주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통일교의 민주당 쪽 로비 의혹 외에도 경찰이 수사해야 할 ‘특검 인계 사건’들은 만만치 않은 사안들이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사이의 검찰 수사·인사 개입과 비상계엄 선포 동기를 수사하고 있지만 4일 뒤 수사 기간이 종료되면 남은 의혹 수사는 경찰의 몫이다. 민중기 특검팀이 수사 중인 양평고속도로 특혜와 관저 이전 의혹도 오는 28일까지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고 경찰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2차 종합특검’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특별수사 경험이 많지 않은 경찰의 수사력을 온전히 믿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경찰의 한 간부는 “결국 경찰이 수사력으로 입증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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