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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좋더라”…여권 서울시장 후보 급부상, 정원오 성동구청장 [요즘여의섬]

매일경제 이미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enero20@mk.co.kr), 한수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an.suj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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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좋더라”…여권 서울시장 후보 급부상, 정원오 성동구청장 [요즘여의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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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성동구청장 인터뷰
초선 당시 50%대 구민 만족도
재선·3선 지내며 90%대 상승
“지역 특색 반영한 발전 전략
‘성수’ 하나의 브랜드 자리잡아”
이달 중순까지 서울시장 출마 고심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8일 성동구청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성동구]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8일 성동구청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성동구]


내년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여야에서 여러 후보군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최근 ‘일 잘하는 행정가’ 평가를 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구의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시점인 이달 중순까지 고심한 뒤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일을 맡으면 헌신적으로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민선 6기부터 내리 3선을 역임한 정 구청장은 구에서 진행되는 거의 모든 행사의 초대장을 받을 만큼 구민들의 ‘즐겨찾기’ 구청장이 됐다. ‘리틀 이재명’, ‘워커홀릭 구청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대통령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듯”이라며 그를 공개적으로 치하한 지난 8일, 정 구청장을 만나 그간의 구정 활동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서울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초선 당시 50% 선이었던 성동구민 만족도를 재선과 3선을 거치면서 70%와 90%대까지 끌어올린 노하우와 함께다.

다음은 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Q. 이재명 대통령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 칭찬을 했다.

A. 정말 깜짝 놀랐다. 당대표 시절 단체장들을 교육할 때도 “단체장들도 잘해야 한다. 그래야 더불어민주당이 동네에서도 사랑받는다”며 저를 예로 들어 자주 칭찬해 주셨다. (이번에는) 전혀 예상을 못 했는데 원조 ‘일잘러’로부터 이런 칭찬을 받다니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Q. 최근 여론조사에서 성동구민 만족도가 92.9%로 나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한강벨트에서 민주당 구청장 후보 중 유일하게 생존하면서 ‘교차투표’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던데.

A. 3년 전 처음으로 만족도 조사 결과가 90%대가 나왔을 때 제대로 나온 숫자가 맞는지 재검증까지 했는데 맞더라. (이런 수치가) 정치에선 불가능하지만 행정에선 가능하다. 계속 노력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의견이 7대 3으로 나뉘는 현안이 있다면 다수결로 정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3(소수의견)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물론 100% 설득은 어렵다. 그러나 계속 만나고 시도하고 대화를 주선하고 이어주면 8대 2, 9대 1로 점차 바뀌게 되더라. 성동구청 앞엔 시위대가 거의 없다는 것이 그 방증인 것 같다.

그런 만큼 ‘교차투표’라는 표현은 성동구에서 지난 11년간 일하면서 주민 여러분께 받은 가장 큰 찬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성동구의 변화와 발전을 지켜보며 (저에 대한) 높은 정책 효능감을 느꼈기 때문에 좋은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해 주시는 것 같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정책’이 아니라, ‘구민들이 진짜 원하는 정책’을 해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다.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금호장터길 확장 등 수십 년 동안 구민들을 힘들게 했던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했던 것도 큰 몫을 한 것 같다.

지난 2023년 성동구 용답동 내 한 반지하 가구 점검에 나섰던 정원오 구청장. [성동구]

지난 2023년 성동구 용답동 내 한 반지하 가구 점검에 나섰던 정원오 구청장. [성동구]


Q. 지난 4일 수도권에 폭설이 쏟아지자 퇴근 후 상황실로 돌아가 시민들에게 제설 상황을 공유한 성동구 대응도 크게 화제가 됐다.

A. 그날 저녁 성동구에는 5.2cm에 달하는 눈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내렸다. 제설대책 1단계를 발령하고 도로 전 구간에 제설제를 살포했으며, 도로열선 57개소와 자동염수분사장치 4개소를 전면 가동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특히 도로 열선 공사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올해 여름부터 설치 작업에 착수했던 부분이다. 선제적으로 급경사지와 어린이집·학교 통학로 등에 열선 추가 설치를 마친 덕분에 이번 폭설에 즉각적인 가동이 가능했다.


Q. 지난 2022년 집중호우 당시 전국 최초로 실시한 반지하주택 전수조사도 주목받았다.

A. 당시 반지하주택 4777가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했다. 이를 기반으로 ‘위험거처 개선 사업’을 시작했고, 이를 토대로 ▲침수·화재 방지시설 설치 ▲맞춤형 집수리 ▲이주 지원을 병행했다. 임차 가구에는 임대인과 협약을 맺어 5년간 임대료를 동결하는 등 주거안전과 안정을 동시에 달성했다.

전수조사는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 ‘반지하·옥탑방’ 항목이 새로 포함돼 국가 통계에 반영됐고, 정책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9월 행정안전부 주관 ‘제2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Q. 성동구청장 3선 동안 쌓아온 행정 성과와 경험 중 서울시는 물론 전국 단위로 확장가능한 정책이 있다면?

A. 성동구청장으로서 추진해 온 정책들 모두 의미가 있지만 ‘성수동의 눈부신 성장’을 이끈 정책이 특히 뜻깊다. ‘성수’라는 용어가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될 만큼 세계 속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성수동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특성, 이른바 ‘성수다움’을 잘 지속시켜 왔기 때문이다.

지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무분별하고 획일화된 개발 대신 산업 유산과 공간 원형은 보존하면서, 지역 고유의 특색에 맞는 발전 전략을 세워야한다. 개발과 보존이 공존해 ‘자기다움’을 잃지 않게 만드는 전략이다.

도시개발은 특정 행정가나 전문가의 일방적 관점만으로는 안된다. 도시가 살아온 맥락과 장소가 가진 ‘감각’, 즉 고유한 정체성과 전통을 살려 시민의 공감과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어느 지역이든 성수동처럼 사람이 모이고 머무르고 싶어하는·핫플레이스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다고 확신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8일 성동구청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성동구]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8일 성동구청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성동구]


Q. 성동구만의 특별한 행정으로 ‘스마트 정책’이나 ‘성공버스’(성동구 공공시설 무료 셔틀버스)도 꼽힌다던데.

A. 스마트 정책은 주민들의 삶에 크게 닿는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버스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만든 미래형 버스정류장인 ‘스마트 쉼터’, 교통사고 등 보행자 사고 예방 역할을 하는 ‘스마트 횡단보도’,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만족시킨 ‘스마트 흡연부스’ 등이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도시들이 많다.

성공버스도 ‘성동형 일상생활권’을 조성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자는 노력에서 시작했다.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지역에 무료 셔틀버스가 집과 지하철을 연결해 준다면 출근길에 자동차 대신 이를 선택할 것으로 판단했다. 물론 마을버스 업체들의 반대가 있긴 했지만, 제도 시행 후 마을버스 이용률이 전보다 더 높아져 지금은 만족도가 높다.

이 사례는 현재 동작구, 관악구, 중구, 노원구, 금천구 등에서 공공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거나, 시범 운영을 통해 정식 운행을 준비하는 등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도시경쟁력 커…‘G2 도시’ 가능성
Q. 도시 브랜드 관점에서 앞으로 서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지금 서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디로 나아가려 하는지, 도시의 목표와 비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경쟁력을 선도해 나가야 하는 도시인데 방향성이 보이지 않다보니, 사업들이 일관된 맥락이나 비전을 갖지 못하고 성과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

‘동행매력’이 목표라고 하지만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모호해 실제 사업들은 이미지나 이벤트 중심으로만 기억될 뿐, 뚜렷한 성공 실적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 아쉽다.

글로벌 도시경쟁력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 전략컨설팅 그룹인 AT커니의 GCI(글로벌도시지수)를 보면, 올해 한국 순위는 12위에 그쳤다. 도시도 경쟁해야 성장하고 발전한다.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경쟁해야 서울도 발전한다.

아시아권에서 서울의 도시경쟁력은 압도적이다. 국가로선 G2가 되기 어렵더라도 도시로선 G2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서울의 가능성에 행정력이 뒷받침된다면 글로벌 G2라는 것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행 가능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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