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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명태균이 오세훈 만나 여론조사 제안…吳 이틀뒤 진행 요청”

동아일보 최미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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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명태균이 오세훈 만나 여론조사 제안…吳 이틀뒤 진행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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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특검, 오세훈 기소장에 적시

吳측 “가짜 조사 확인한 뒤 접촉 차단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기며 공소장에 “명태균 씨가 오 시장에게 유리한 10차례의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비용 3300만 원을 후원자 대납받았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은 “당시 선거캠프에서는 명 씨의 접근을 금지하게 했다”며 “특검이 명 씨의 주장만 담아 재판에 넘겼다”고 혐의를 즉각 부인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 접촉해 총 10차례의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에 대한 비용 3300만 원을 자신의 후원자인 김한정 씨가 대납하게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특검은 당시 오 시장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의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열세인 상황이었고, 이 같은 판세를 뒤집기 위해 명 씨로부터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진행하게 했다고 봤다.

이를 위해 특검은 오 시장이 2021년 1월 20일 저녁 서울 광진구의 한 중식당에서 강철원 당시 오세훈 선거캠프 비서실장과 함께 명 씨, 김영선 전 의원을 만나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판세 등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명 씨는 “여론조사를 여러 번 해서 지명도를 올리고 유리한 여론조사를 해서 선거의 전략으로 쓰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오 시장이 명 씨의 제안을 사실상 수락한 뒤 이틀 뒤인 22일 명 씨에게 전화하여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부탁했다고 보고 있다. 오 시장은 강 전 실장에게 명 씨와 상의하여 여론조사를 진행해 달라는 취지로 지시하였으며, 그 무렵 후원자 김 씨에게는 여론 조사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강 전 실장이 오 시장의 지시에 따라 명 씨와 연락하며 여론조사 진행을 상의하고 22일 오후 8시 29분경에는 명 씨에게 ‘언제라도 필요하신 게 있으면 이야기해 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명 씨의 여론조사를 진행을 도왔다고 보고 있다. 이후 명 씨는 22일부터 2월 28일까지 공표용 3건, 비공표용 7건 등 총 10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후원자 김 씨는 2월 1일부터 3월 26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3300만 원을 명 씨 측에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오 시장 등을 기소하며 “이번 사건은 김씨가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에게 기부를 한 것이고, 명씨는 일을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며 명 씨는 기소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특검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명 씨가 제작한 비공표 여론조사가 ‘샘플을 부풀린 가짜 조사’였으며, 캠프가 결과를 확인한 뒤 즉시 접촉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명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국민의힘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지난해 불거지자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오 시장을 끌어들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 대납을 지시할 이유나 동기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오 시장의 2021년 당선 직후 신고 재산은 48억7900만 원이었고, 남은 선거비용 7억3000만 원을 국민의힘에 기부할 만큼 자금 여력이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선관위 등록 정식 여론조사 기관에 합법적 조사를 의뢰할 수 있었던 만큼 제3자에게 비용을 대납시킬 필요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의 심리로 23일 오후 2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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