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인 선수 입단 행사에서 시타, 시구를 맡은 안현민(왼쪽)과 박영현(오른쪽). 사진 | KT 위즈 |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4년 전, 신인 입단 행사에서 시구와 시타를 맡았던 두 소년. 4년 뒤, 나란히 KBO리그 투타 최고 자리에 올랐다. KT ‘03즈’ 안현민과 박영현(22)의 얘기다. “으쌰으쌰 함께하겠다”고 했다. 두 선수의 ‘낭만 성장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안현민은 올시즌 명실상부 최고의 신인이다. 타율 0.334, 22홈런 80타점, OPS 1.018. 타율, OPS 모두 리그 2위다. 데뷔 첫 풀시즌에 보여준 생산력은 이미 정상급 타자를 방불케 했다.
KBO 시상식,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등 국내 주요 시상식을 휩쓸었다. 여기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손에 넣었다. 신인상과 골든글러브 동시 수상은 2012년 서건창 이후 13년 만이다.
박영현 역시 KBO를 대표하는 마무리로 성장했다. 데뷔 첫해부터 52경기, 평균자책점 3.66으로 가능성을 나타냈다. 2023년에는 32홀드로 최연소 홀드왕에 올랐다.
지난시즌 승률왕, 올시즌 35세이브를 거두며 데뷔 첫 세이브왕으로 등극했다. 대표팀 차세대 마무리로 주목받고 있다.
박영현과 안현민이 나란히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 | KT 위즈 |
둘의 인연은 깊다. 중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지 10년이 넘은 절친 사이다. 프로에서 한 팀으로 만났다. 특히 2021년 신인 입단 행사에서 같이 시구-시타를 펼치며 서로 ‘대박’을 다짐했다.
박영현은 “중학교 때부터 (안)현민이는 한마디로 ‘운동에 미친 아이’였다. 그 정도로 열정적으로 하는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프로에서는 내가 먼저 1군에서 뛰었지만, 현민이도 언젠가 1군에 올라올 것이라 확신했다. 서로 ‘성공하자’ 했는데, 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KT 안현민이 9일 서울 송파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롯데호텔월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투수부문 세이브상 KT 박영현이 24일 서울 송파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KBO 시상식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롯데호텔월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내년 목표는 명확하다. 함께 버티고 함께 이기는 것. 박영현은 “내년에도 둘 다 건강하게, 서로 으쌰으쌰하면서 좋은 모습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현민도 “올시즌은 내 힘만으로 된 게 아니다. 동료들이 만들어준 결과다. 내년에도 같이 힘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 윈나우 시즌이 될 수 있도록 꼭 보탬이 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에서도 둘은 다시 한 팀이 된다. 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엔트리에 둘 다 포함됐다. 두 선수는 “KT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함께 힘을 내겠다. ‘03즈’의 에너지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투타 유망주에서 리그 최고 반열로 올라섰다. 두 소년이 어엿한 ‘사나이’로 성장하여 한국 야구를 이끈다. 낭만 넘치는 두 선수의 성장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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