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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결산] 스마트폰에서 가전까지 ‘AI 홈’ 확대…AI 체질개선 속도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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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결산] 스마트폰에서 가전까지 ‘AI 홈’ 확대…AI 체질개선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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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일 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위기는 올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다. 정권 교체 직후 내란 특검 정국이 이어지면서 2025년의 캘린더는 유례없이 촘촘했다. 정치·사회적 격랑 속에서도 산업 현장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관세 전면전, 대형 보안 사고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한국 산업 지형은 이전과 전혀 다른 판으로 재배치되는 한 해를 보냈다. 계엄 사태 이후 정책 기조 전환 속에 디지털데일리는 각 분야 결산을 바탕으로 2025년 한국 산업의 흐름을 종합 정리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올해 전자업계 세트부문 시계는 ‘인공지능(AI)’에 맞춰 돌아갔다. 지난해가 생성형 AI의 등장을 알린 해였다면, 올해 AI가 개별 기기를 넘어 생활 공간인 ‘집’ 전체를 장악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AI 홈’을 기치로 내걸었다. 단순히 가전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생성형 AI를 통해 집이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진화형 주거 공간’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모바일 시장은 접는 방식을 다양화하며 하드웨어 폼팩터 혁신을 꾀했다.

AI 기능이 쏟아지는 한편, ‘AI 워싱’도 고개를 들었다. AI 워싱은 실제로는 AI 기능을 쓰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쓰면서 과장 홍보한 행태를 뜻한다.


‘AI 홈’ 부상… 중심엔 AI 허브

올해 가전 시장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AI 홈 허브’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신형 AI 허브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7년 만에 신작 ‘싱스원 스마트홈 허브(V4)’를 내놨다. 2018년 V3 모델 이후 등장한 신모델은 체력을 대폭 강화했다. CPU 속도는 전작보다 약 70% 빨라진 900MHz, 메모리는 2배 늘어난 512MB를 탑재했다. 핵심은 ‘로컬 자동화’에 있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한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사전에 설정된 루틴이 즉각 작동하는 ‘앰비언트 AI’ 환경을 완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LG 씽큐 온(ThinQ ON)’을 통해 자사 AI 개념인 ‘공감지능’의 실질적 구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지난 9월 IFA 2025 공개 후 10월 정식 출시된 이 제품은 생성형 AI를 탑재해 맥락 이해 능력을 극대화했다. 이를테면 “에어컨 끄고 로봇청소기 돌려줘” 같은 복합 명령을 한 번에 수행한다. 스마트폰 앱스토어 격인 ‘씽큐 플레이’를 통해 카카오택시 호출 등 외부 서비스까지 연결하며 가전 제어를 넘어선 ‘AI 공간 솔루션’으로의 확장을 보여줬다.


연말 조직 개편은 이 흐름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전자는 11월 인사를 통해 노태문 사장을 DX부문장으로 선임, 모바일의 AI 성공 방정식을 가전 전반으로 이식하는 ‘AI 드리븐(Driven)’ 전략을 공식화했다. LG전자 역시 'AX(AI 전환)'를 전사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고 관련 조직을 재편하며 AI 체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


◆ 삼성전자 모바일, ‘폴드7’ 흥행 잇고 ‘트라이폴드’ 승부수

올해 모바일 시장은 하드웨어의 한계를 다시 한번 넘었다.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7’의 성공으로 폴더블폰 원조의 위상을 높였다. 폴드7은 역대 최경량·초슬림 디자인을 구현해 ‘바(Bar)형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휴대성’을 입증했다. 전작의 단점을 지우고 대화면에 최적화된 AI 기능을 입히며 하반기 시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이 흥행 바통은 ‘트라이폴드’가 이어받는다. 삼성전자는 이달 2일 삼성 첫 3단 폴더블폰을 공개하며며, 멀티 폼팩터 시대의 기폭제로 삼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드러냈다. 단순한 화면 확장을 넘어 디자인과 힌지·본딩 기술의 정점을 보여줌으로써 폼팩터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다.


중국 제조사들의 폴더블폰 추격이 거세지만,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는 폴드 7과 트라이폴드를 통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완성도’를 앞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삼성은 모바일과 PC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사 덱스(Dex) 기능을 고도화해 멀티태스킹과 생산성 강화라는 모바일 AI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B2B서 찾은 ‘잭팟’… B2C는 ‘관세·견제’ 이중고

불확실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의 돌파구는 해외 기업 간 거래(B2B)에서 찾았다. 삼성과 LG는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에 따른 ‘냉각 시스템’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공랭식을 넘어선 액침 냉각 등 고효율 솔루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또한 LG전자는 두바이 스마트시티, 네옴 옥사곤 등 중동 대형 프로젝트에 AI 기반 HVAC(냉난방공조) 패키지를 공급하며 성과를 냈다.

반면, 전통적인 B2C 가전 시장은 대외 리스크와 내수 침체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고율 관세’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을 짓눌렀다. 철강 파생상품에 부과된 관세가 50%에 육박하면서, 원자재 비중이 높은 백색 가전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킨 탓이다.


여기에 미국 가전제조사 월풀의 견제도 노골화됐다. 마치 트럼프 1기 시절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악몽을 재현하듯, 월풀은 올해에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보호무역주의 파고 속에 삼성과 LG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AI 제품이 범람한 한 해 였지만, 소비자의 피로감도 동시에 감지됐다. 이를테면 에어컨·청소기 등 생활가전에도 AI 기능이 탑재됐으나 정작 소비자가 체감하는 효용성은 물음표가 붙은 것이다. 기능 명확성이 떨어지는 제품까지 AI 라벨을 붙이며 ‘AI 워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질적인 AI 기능 구현 수준과 자동화의 실효성 검증이 내년에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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