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골키퍼 김형근이 지난 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승리해 K리그1 승격에 성공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형근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수 기자 |
축구 팬들의 뇌리에 스치는 장면이 있다. 2017년 11월26일이었다.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가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승부차기 끝에 부산 아이파크를 꺾는 순간 한 골키퍼가 그라운드에 엎드려 펑펑 눈물을 흘렸다. 당시 부산 골키퍼였던 김형근이었다. 한 골 차 패배. 승격 기회를 아쉽게 놓친 진한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부천FC1995 소속으로 다시 선 승강 PO.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수원FC와의 PO 두 경기에 모두 출전해 부천의 도합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선수들과 부둥켜안고 마음껏 K리그1 첫 승격의 순간을 즐겼다.
그는 “경기가 딱 끝나고 걸어가는데 (8년 전) 그때 그 순간이 진짜 떠올랐다”며 “승격의 문 앞에서 제가 하나라도 막았으면 이길 수 있었는데 (승부차기를) 하나도 막지 못한 게 가장 큰 아쉬움이 남았다”고 돌아봤다.
이제야 마음의 짐을 덜어놓는다. 김형근은 “축구를 하면서 승격이라는 걸 해볼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이뤄낸 덕분에 마음속 응어리가 다 풀렸다”고 미소 지었다.
부산 아이파크 시절 골키퍼 김형근이 2017년 승강 PO에서 패하자 아쉬워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2016년 데뷔한 김형근은 K리그2 경험은 누구 못지 않다. 9시즌 동안 146경기를 소화했다. 올 시즌 개인 최다인 38경기에 출전했다. 경기당 1.29실점으로 실점율은 다소 높았으나 클린시트(무실점) 2위(13경기)로 이를 상쇄했다. 성남FC와의 PO와 이어 수원FC랑 치른 승강 PO 2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승강 PO 1차전에서는 상대 유효 슈팅 10개를 막아내는 집중력을 펼쳤다.
이제 시선은 K리그1으로 향한다. 사실 김형근에게 K리그1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딱 한 경기 출전이 전부다. 그것도 교체였다. 2023년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SK FC) 소속으로 정규리그 최종전에 나선 바 있다.
K리그1 무대가 더욱 간절한 이유다. 더 큰 무대에서 경쟁하는 만큼 더 갈고 닦아야 한다. 많은 골키퍼 동료들을 보고 배운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골키퍼는 김승규(FC도쿄)다. 경기 운영 능력을 많이 보고 있다”며 “제주의 김동준과도 한 팀에 있었는데 정말 잘하더라. 둘을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고려대 골키퍼 코치로 있는 김근배 코치로부터도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1부 주전 자리를 노린다. 그는 “다른 골키퍼가 영입된다면 그 친구와 경쟁해서 더 철저하게 상대를 분석해 제가 문제가 되지 않게 경기를 하는 게 목표”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면서 “항상 노력하고 경쟁해서 기회가 온다면 죽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