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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할당 이니셔티브]③ 방향 잃은 5G SA 전환, 28㎓ 실패 되풀이 막으려면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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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할당 이니셔티브]③ 방향 잃은 5G SA 전환, 28㎓ 실패 되풀이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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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폴백 설정·이음5G 충돌 등 과제…“속도 중심 프레임으로 회귀 우려”
정부가 주파수 재할당 세부정책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재할당은 6G 상용화를 불과 5년 앞두고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이에 정부도 재할당에서 ‘이용자 보호’뿐 아니라 6G 대비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2.6기가헤르츠(㎓) 대역을 제외하면 이동통신3사 모두 재할당 대가에는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다만 사업자 간 낙찰가 격차가 부각된 2.6㎓ 논란에 관심이 쏠리면서 정작 이번 재할당 정책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논의는 가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정부가 주파수 재할당 조건에 5G 단독모드(SA) 전환을 포함했다. SA가 단순한 속도 개선을 넘어 ‘인공지능 무선접속망(AI-RAN)’ 구현의 선결 조건으로 평가되는 만큼, 정책 방향 자체는 업계에서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무엇을 목표로 어떤 방식으로 SA 전환을 추진할지에 대한 정부의 청사진은 부재했다. 당장 사업자 입장에선 SA 전환에 따른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형식적 전환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를 방지하려면 성과지표(KPI)와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인센티브를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SA 전환이 ‘자발적 투자’로 이어지려면 사업자가 목표와 방향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정책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6G·AI-RAN의 관문으로 지목된 SA…해외는 속도전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KT를 제외한 사업자들은 현재 비(非)단독모드(NSA) 방식으로 5G를 제공하고 있다. SA가 유·무선 핵심 구간을 모두 5G 표준 기술로 운용하는 구조라면, NSA는 5G 기지국을 LTE 코어망과 연동해 쓰는 방식이다.

국내 SA 전환이 늦어진 배경으로는 추가 투자 부담이 거론된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NSA를 선택한 결과, 지금 SA로 전환하려면 기존 망을 보완·대체하기 위한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장은 수익화 가능성이 적고, NSA 대비 초기 체감속도가 낮을 수 있다는 점도 사업자 입장에선 리스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해외는 상용화 초기부터 SA 기반 구축을 진행한 사례가 적지 않다. 태국의 ‘5G 부스트 모드’, 미국 T모바일의 ‘T-Priority’ 등 SA 기반 상품이 이미 확산 중이며, 특히 T모바일은 전국 SA 상용망을 기반으로 공공안전·AI 기업 대상 슬라이싱 서비스를 확대하며 신규 수요를 확인했다.

업계에 정통한 전문가는 “5G SA/NSA는 기술 방식이고 AI-RAN은 구조 개념이라 LTE에서도 구현 자체는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차세대 무선망의 방향이 ‘AI’로 수렴하고 있는 흐름에서 SA가 가진 초저지연·네트워크 제어 능력이 그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5G SA 전환 방향은 공백…28㎓ 실패 반복 우려

SA 전환 필요성에 대해선 업계와 학계 모두 이견은 없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SA 전환 정책이 무엇을 목표로 어떤 방식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있었다는 점은 우려로 남는다.

실제 이날 공청회에서는 ▲코어망에서 SA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 트래픽 범위 ▲NSA(LTE)로의 폴백(Fallback) 허용 비율 ▲전환 과정의 서비스 불안정 대응 방안 등 핵심 로드맵·KPI가 제시되지 않았다.

정책 방향 역시 정부와 사업자 간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다. 남영준 과기정통부 과장은 “사업자 투자를 강제하려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은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5G 품질 제고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는 판단 아래 재할당 조건을 통해 자발적 투자를 유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해당 발언이 SA의 본래 목표보다 ‘속도·품질 유지’ 프레임에 집중돼 있다고 말한다. SA는 AI 네트워크 구현을 위한 기반인데, 정부의 정책 기조가 다시 속도와 품질 중심으로 흐르면 5G 초기와 동일한 정책 루프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업계 전문가는 “SA 상용화 계획은 나왔지만 NSA에서 SA로 넘어갈 단계 설계가 없다”며 “막대한 투자가 전제되는데 초기 SA에서 속도가 기대보다 낮아질 가능성까지 있는 만큼 이번에는 이용자가 기대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정부가 철저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음5G(5G특화망)와의 정책 충돌 가능성도 지적된다. SA 전환과 함께 통신사가 UPF를 엣지에 배치해 B2B 서비스를 확대할 경우 스마트팩토리·의료·캠퍼스 등 이음5G이 겨냥해온 영역과 시장이 겹치기 때문이다.


이음5G는 정부가 4.7㎓·28㎓ 대역을 기업 스스로 구축·운영할 수 있도록 개방해 비통신 기업의 5G 활용을 넓히기 위한 제도로 AI 연산 등 엣지단의 시장이 본격 성장 중인 상황에서 정책 일관성을 이유로 통신사 역할을 제한할 경우엔 생태계 성장 모멘텀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관계자는 “LTE까지는 통신사가 자체 망을 기반으로 B2B를 해왔지만 이음5G 등장 이후 통신사 자산을 활용한 B2B 모델이 제도적으로 더 까다로워졌다”며 “하지만 SA 전환과 함께 UPF를 전진 배치해 엣지 기반 B2B 서비스를 키우려면 현실적으로 정부의 이음5G 활성화 정책과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장비업계 수혜도 제한적…‘의무 투자’ 아닌 ‘혁신 투자’ 전환이 관건

결국 전문가들은 정책의 핵심이 SA 의무 부과 자체가 아니라, 사업자 투자가 ‘기술 경쟁’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구조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제 조건만 늘어나면 방어적 투자로 귀결되고, 생태계는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다.

당장 이번 재할당에서 제시된 인빌딩(실내) 투자도 투자 촉진 효과가 제한적이라 업계는 보고 있다. 대형 건물은 이미 구축이 어느 정도 완료돼 있고 향후 투자는 중소형 빌딩·지하 공간 중심일 것으로 예상돼 실질적 장비 수요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통신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재할당이 장비업계로의 실질적인 재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전체 구축 물량이 2만대 수준에 불과한 데다 2031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분산 집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장비도 고가 기지국 장비가 아닌 RF 중계기 등 중저가 장비로 대응될 가능성이 높아 통신 3사가 각각 2만대씩 총 6만대를 투자하더라도 업계 매출을 획기적으로 견인할 만한 모멘텀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청사진 없는 의무화는 28㎓의 실패를 재연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SA가 서류상 전환에 그칠지 국가 AI 네트워크 경쟁력의 분기점이 될지는 정부가 어떤 후속 전략을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일정 수준의 투자는 집행되겠지만 그것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자발적 혁신 투자’로 이어질지는 확실치 않다”며 “현재 구조에서는 통신사가 재할당 할인 요건을 맞추기 위해 무선국 설치 기준만 충족하는 ‘방어적 투자’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비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강제 조건을 늘리는 방식보다 통신사가 확보한 재원이 6G 연구개발(R&D)이나 차세대 장비 도입 등 기술 경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유인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5G SA 전환 계획은 이달 발표 예정인 ‘AI 시대 네트워크 전략(가칭)’에서 함께 담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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