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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대통령실이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로 옮기는 작업을 8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순차적으로 이사하며, 이전 작업은 이달 말 완료될 예정이다. 사진은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청와대 모습. 2025.1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대통령실이 이사 준비에 한창이다. 용산 대통령실 입구인 서현관에서부터 내부 복도를 따라 바닥에는 깔개가 길게 깔렸다. 그 위로 포장된 집기류가 즐비하게 늘어섰다.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도 12월 넷째주부터는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으로 출근한다.이재명 대통령도 연내 집무실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3년 7개월 만에 용산 시대가 막을 내리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800억원이 넘는 혈세를 들여 집무실을 옮길 땐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구중궁궐같은 청와대에서 불통의 대통령이 되는 게 아니라 국민들 가까이에서 그 목소리를 더 잘 듣겠다는 의지였다. 그랬던 윤 전 대통령이 국민들이 선출한 국회와 대화를 거부하며 내내 대립각을 세우다 급기야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을 거쳐 임기를 채우지도 못한 채 자멸한 것은 아이러니다. 국가 지도자가 귀를 닫고 스스로 소통을 거부한다면 집무실이 어디든 상관이 없다는 방증이다.
취임 6개월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넘었다는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역대 대통령 취임 6개월 지지율 가운데 3위에 달하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대통령실은 지난 7일 '이재명 정부 첫 6개월의 기록, 국민께 보고드립니다' 간담회에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정홍보를 강화한 점을 이 대통령 취임 후 거둔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언론과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타운홀미팅을 이어갔고, 국무회의를 생중계하는 등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지난달 중동·아프리카 순방 당시 기내 간담회에서 질문의 범위를 순방 관련한 사안에만 국한했던 것은 아쉽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1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도 굳이 외신만 초청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럴 리 없겠지만, 모양새만 보면 자칫 대통령이 복잡한 국내 이슈는 피한 채 선별적으로 듣고 싶은 질문만 받고 하고 싶은 말만 하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다행히 이날 이 대통령은 외신 간담회에 앞서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막간을 이용해 국내 언론으로부터도 질문을 받았다. 설령 불편한 질문을 마주하더라도 직접 국민을 설득하는 기회로 삼는 게 그동안 용산에서 지켜본 이 대통령다운 모습이다.
청와대 복귀를 앞두고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우려 중 하나는 집무실과 기자실의 공간적 분리가 소통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대통령실 한 건물에 집무실과 기자실이 모여있지만 춘추관은 청와대 경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서동이나 본관과 멀리 떨어져 있다. 대통령은 물론 참모들의 얼굴 보기도 어려워진다.
이런 우려를 알고 있다는 듯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7일 간담회에서 "저희는 달라야 된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매일 아침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투명하고 또 원칙적으로 대통령실을 운영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스스로 구중궁궐에 갇히지 않고 지금처럼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적막강산이라는 청와대에 들어가더라도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민심과 함께 호흡할 수 있음을 이 대통령이 증명해주길 바란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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