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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혁 외치면서 제 식구 허물엔 눈감은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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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혁 외치면서 제 식구 허물엔 눈감은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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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제 식구를 감싸는 더불어민주당의 온정주의가 도를 넘었다. 정청래 대표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된 장경태 의원에 대해 진상조사를 긴급 지시하고도 열흘 넘게 결과 발표를 미적대고 있다. 그사이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장 의원 발언이 난무해도 아랑곳없다. ‘훈식이 형, 현지 누나’ 인사청탁 문자 논란의 당사자인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거취를 당 지도부에 위임하겠다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통일교 관련 의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졌지만 공식 반응이 없다. 최근 잇따라 터진 불리한 사안에 죄다 입을 다물었다. 이런 민주당이 민심을 내걸고 개혁을 외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국정운영을 주도하는 집권여당이라면 남의 허물을 들추기 앞서 제 잘못을 먼저 고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국민이 신뢰한다.

성추행 의혹은 점입가경이다. 장 의원은 고소인을 향해 ‘조작’이라고 몰아붙이며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고 피해자인 양 행세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되레 장 의원을 두둔하며 사건을 뭉개고 있다. 당 윤리감찰단마저 헛돌면서 자정기능을 잃었다. 정 대표가 당내 조사를 지시한 저의마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러니 장 의원이 정 대표의 최측근이라 '봐주기' 모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이다. 더욱이 인사청탁 파문 수습 과정도 납득하기 어렵다. 문자를 받은 김남국 전 대통령실 비서관은 물러났는데 정작 인사를 청탁한 문 수석부대표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양새다. 이 모두 정상적이라 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저항은 불가피하다”며 “그걸 이겨내야 변화가 있다, 그게 바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당연히 민주당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하지만 소속의원들의 불합리하고 비정상적인 행태에 눈을 감고 있다. 사법부와 계엄세력을 겨냥해 화살을 밖으로만 돌렸다. 이래서는 제아무리 개혁을 강조한들 그 진정성을 평가받을 수 없다. 개혁에 앞장서겠다면 국민적 상식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