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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 확률 100%가 아닌 상황에서 주주들은 중단기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590억달러 브릿지론 조달로 레버리지(EBITDA 대비 총부채)가 4배 넘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18~24개월이라는 규제 심사 동안 불확실성이 계속된다. 인수안 승인 5일 발표 당일에 이어 8일까지 주가가 이틀 연속 3% 안팎 낙폭을 기록한 이유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엇갈리는 득실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게이트 [사진=블룸버그통신] |
성사 확률 100%가 아닌 상황에서 주주들은 중단기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590억달러 브릿지론 조달로 레버리지(EBITDA 대비 총부채)가 4배 넘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18~24개월이라는 규제 심사 동안 불확실성이 계속된다. 인수안 승인 5일 발표 당일에 이어 8일까지 주가가 이틀 연속 3% 안팎 낙폭을 기록한 이유다.
통합이 실현된다고해도 중기적으로도 부담이다. 넷플릭스와 WBD은 콘텐츠 철학도 조직 문화도 다른 회사여서 통합 과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의 약속, 연간 20억~30억달러의 비용 절감 시너지 실현은 통합 3년 후를 상정한다. 그 전까지는 통합 비용이 먼저 지출될 수밖에 없다.
◆시너지의 역설
시너지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넷플릭스와 스트리밍 사업부 중 인수 대상이 되는 WBD의 맥스(옛 HBO 맥스)는 각자 이미 효율적으로 운영 중이다. 통상 M&A 시너지는 중복 사업 통폐합에서 나오는데 두 회사는 콘텐츠가 상이하다. 넷플릭스 다른 인수 제안자보다 시너지 기회가 가장 적을 수 있다는 분석(모간스탠리)이 뒤따른다.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양자의 수익 모델에는 충돌이 존재한다. WBD 자산은 극장 개봉과 제삼자 라이선싱으로 돈을 벌어왔는데 독점 콘텐츠로 회원을 모으는 넷플릭스는 이 방식을 쓰지 않는다. 인수 뒤 넷플릭스 독점으로 전환하면 기존 수익원을 포기해야 하고 기존 방식을 유지하면 시너지를 양보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사장 겸 공동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
기존 방식 유지에 따른 딜레마는 이렇다. 넷플릭스는 극장 개봉과 제삼자 라이선싱은 유지하면서도 IP를 활용하는 방안을 택할 수 있다. 하지만 극장 배급이나 라이선싱 사업을 운영해 본 적이 없는 넷플릭스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까지는 시간이 요구될 수있다. 그대로 두면 인수 프리미엄 정당화 근거가 희미해지고 집중력 분산 우려가 나올 수 있다.
독점으로 전환해도 딜레마에 빠진다. 모간스탠리는 넷플릭스가 결국 WBD 콘텐츠 유통 방식을 넷플릭스 단독으로 전활 할 것으로 가정하는데 이 역시 기존 계약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건 물론 기존 수익구조는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TV 유통은 시리즈 전체 기간에 걸친 계약이나 다년간의 라이선싱 계약이 있다.
모간스탠리는 "사업모델 전환은 관련 기간 인수자산의 수익 창출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상쇄하려면 핵심 넷플릭스 사업의 더 빠른 성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WBD 자산 인수는 넷플릭스의 현재 시장지배력을 독점금지법 규제 문턱을 넘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워너의 저주?
일각에서는 WBD 인수전을 둘러싸고 주식시장 하락의 전조라는 농담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워너'가 연관된 대형 M&A는 반복적으로 주식시장 시세 급락에 선행했다는 게 그 요지다. 통상 대형 M&A는 시장 과열기에 집중되는 경향도 있다.
타임워너(현 워너브라더스 전신)센터 건물 [사진=블룸버그통신] |
첫 번째 사례가 1990년 1월10일 완료된 타임과 워너의 합병이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세계 최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복합기업의 탄생"이라고 했다. 하지만 합병 완료 뒤 9개월 동안 S&P500은 11%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20% 떨어졌다.
두 번째 사례는 2000년 1월 AOL(아메리카온라인)의 인수 발표다. 공교롭게도 AOL 인수 선언이 나오고 나서 S&P500은 닷컴버블 붕괴와 맞물려 2년 반 동안 44% 떨어졌고 나스닥은 75% 하락했다. 2001년 1월 합병이 마무리된 'AOL 타임워너'는 2009년 AOL이 분사되며 해체됐다.
세 번째는 2018년 6월 AT&T의 타임워너 완료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 완료 3개월 뒤 S&P500은 9월 하순에서 12월 하순까지 석 달 동안 20% 떨어졌다. 이번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타임워너가 과거 M&A에 연관됐던 경우는 저 3번이 전부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GAM인베스츠먼츠의 폴 맥나마라 신흥국 채권담당 펀드매니저는 "오늘날의 대형 M&A, 즉 넷플릭스의 830억달러 WBD 인수 시도는 어딘가 묘하게 익숙한 느낌"이라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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