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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금결제하면 더 싸게"…신소재가구업체 대표 잠적, 경찰 수사

머니투데이 이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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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금결제하면 더 싸게"…신소재가구업체 대표 잠적, 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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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홀프레츠 홈페이지.

/사진=홀프레츠 홈페이지.



신소재 제품을 내세운 국내 가구 업체 대표가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한 뒤 잠적했다. 해당 업체는 유명 백화점과 인테리어 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했던 곳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금액은 8000여만원이나 피해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기 수원팔달경찰서는 가구 업체 홀프레츠 대표 A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A씨 사건 관련 고소장은 전날까지 26건 접수됐다. 경찰 추산 피해금은 약 7900만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정가보다 싼 가격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지난 여름부터 구매한 제품을 보내주지 않고 연락이 두절됐다. 피해자 김모씨(37)는 지난 5월 코엑스에서 열린 리빙 전시회에서 홀프레츠 제품을 구매했다. 김씨는 "임산부였던 아내가 곧 태어날 아이와 함께 쓸 식탁을 소셜미디어에서 보고 실물을 확인하기 위해 전시회를 찾았다"며 "업체 관계자가 '현금으로 구매하면 할인을 많이 해주겠다'고 해 400만원을 입금했다. 8월쯤 배송 일정을 알려주겠다고 하더니 7월까지만 연락되고 그 뒤로는 끊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최모씨(34) 역시 같은 박람회에서 제품을 샀다. 최씨가 입금한 예약금은 215만원이다. 그는 "구매할 때 배송 예약일 3개월 전까지 취소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8월쯤 해당 브랜드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홀프레츠 직영점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도 있었다. 송모씨(36)는 "식탁이 마음에 들어 광교에 있는 쇼룸으로 갔다. 업체 관계자가 상담하면서 당일 현금 결제를 유도해 일시불로 구매했다"며 "배송 날짜를 이삿날이 정해지면 조정하기로 했는데 9월쯤 연락하니 연락이 안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20일 피해자들이 수원 영통구 홀프레츠 쇼룸에 방문했을 당시 찍은 사진. /사진=독자제공.

지난 7월20일 피해자들이 수원 영통구 홀프레츠 쇼룸에 방문했을 당시 찍은 사진. /사진=독자제공.



홀프레츠는 2020년 설립된 신소재 가구 브랜드다. 업체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8년 신소재를 개발한 후 굵진한 전시회에 참여했다. 서울과 경기, 대전, 대구 등 전국에서 직영점을 운영하고 백화점에도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입점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대형 박람회 참가, 백화점 입점 등으로 해당 브랜드를 믿고 구매했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라 고가더라도 선뜻 구매할 수 있었다"며 "이후 해외 브랜드와 가격 비교를 해보니 너무 비싸서 취소하려 했는데 업체와 연락이 안 됐다"고 말했다. 송씨도 "대형 백화점과 인테리어 플랫폼에도 입점한 브랜드여서 부실 업체일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홀프레츠가 입점했던 유통업체들은 소비자 피해를 인지한 직후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대형 백화점은 구매 고객에게 전액 환불 조치를 취했다. 백화점 측은 홀프레츠를 상대로 법적 절차까진 진행하진 않았다. 인테리어 플랫폼은 제보를 받고 판매 중지와 사업자 블라인드 처리했다. 한 리빙전시회 주최사는 A씨 등 업체와 연락을 시도하고 직접 매장을 찾기도 했다. 주최사 관계자는 "올해 박람회 이전에도 별다른 문제 없이 전시에 참여했던 업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는 A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홈페이지에 기재된 모든 지점에도 연락했지만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이정우 기자 vanilla@mt.co.kr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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