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베냉 쿠데타에 깊은 우려 표명
일상 되찾은 베냉 시민들 |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서아프리카 베냉에서 벌어진 쿠데타가 수 시간 만에 진압되면서 지역 정세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8일(현지시간) AFP, AP 등 외신에 따르면 파트리스 탈롱 베냉 대통령은 전날 늦은 저녁 국영 방송에 출연해 "(쿠데타 진압 후) 상황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헌법 수호를 위해 충성한 군 지도부에 감사를 표하면서 쿠데타 시도는 처벌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오늘 저녁부터 평온하게 일상생활을 이어가시길 바란다"며 쿠데타 종식을 공식화했다.
이번 쿠데타는 베레모를 쓴 무장 군인 8명이 전날 이른 아침 국영 방송에 출연해 탈롱 대통령을 축출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스스로를 재건군사위원회(CMR)라고 부른 이들은 "베냉 북부의 치안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전사한 군인과 유족이 방치됐다"며 쿠데타가 정당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후 베냉 중심도시 코토누 거리에서 대통령 집무실 진입을 시도하는 쿠데타군과 정부군이 교전을 벌이는 등 불안한 상태가 이어졌다.
서아프리카 역내 기구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쿠데타 직후 '헌법 질서 수호'를 명분으로 베냉에 지원군을 파견했다. 나이지리아 대통령실도 베냉 외무부의 요청에 따라 나이지리아 공군을 급파했다.
결국 쿠데타는 수 시간 만에 군 당국과 외부 지원군에 진압됐다. 베냉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체포된 쿠데타 세력은 14명이다.
국영방송에 출연한 베냉 쿠데타 세력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베냉의 민주적 거버넌스를 약화하는 어떤 시도도 단호히 규탄한다"라며 "지역의 안정성을 더욱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건은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벌어졌다. 2021년 재선에 성공한 탈롱 대통령은 총 10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예정이었다. 탈롱 대통령은 베냉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권위주의적 성향으로 비판도 받고 있다.
차기 대선에선 탈롱 대통령의 측근인 로뮤알드 와다그니 재정경제부 장관이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베냉 의회는 지난달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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